문화·스포츠 문화

韓영화, 연말 스크린파티 초대장 못받나

21~23일 주말 관객수 '마약왕' 75만 '스윙키즈' 37만

개봉 앞둔 'PMC:더 벙커' 예매율도 초라…흥행 먹구름

"연말 극장가 성수기, 한국 대작 파리 날리나" 초긴장

'아쿠아맨' 등 외화는 후끈…"비수기 전략 고민할때"

‘스윙키즈’ /사진제공=NEW‘스윙키즈’ /사진제공=NEW




‘PMC:더 벙커’ /사진제공=CJ ENM‘PMC:더 벙커’ /사진제공=CJ ENM


‘마약왕’ /사진제공=쇼박스‘마약왕’ /사진제공=쇼박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활기를 띠어야 할 극장가엔 벌써부터 먹구름이 드리웠다. 특히 ‘스윙키즈’ ‘마약왕’ ‘PMC:더 벙커’ 등 제작비 150억원대 대작을 중심으로 한국영화 3파전을 기대했던 영화계로선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지난 주말(21~23일) DC필름스가 야심차게 내놓은 수중 블록버스터 ‘아쿠아맨’이 97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1위를 꿰찬 반면 ‘마약왕’과 ‘스윙키즈’는 각각 75만, 37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지난주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된 ‘PMC : 더 벙커’의 예매율은 개봉을 이틀 앞둔 24일에도 두 달째 850만 관객몰이로 쉼 없이 달려온 ‘보헤미안 랩소디’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대로면 연말 스크린 대전은, 차림표는 화려한데 파리만 날린 지난 추석의 재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는 감독들의 고전이 크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인 ‘내부자들’로 900만 관객 돌파 기록(감독판 포함)을 세웠던 우민호 감독은 송강호를 주연으로 내세운 또 한 편의 청불영화 ‘마약왕’으로 신화를 다시 쓸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개봉 이후 관객평가가 악화일로다. CGV의 관객 평점 시스템인 골든에그지수로는 75%. 70% 미만이면 깨진 계란 모양이 되는데 예매율 10위권 내 영화 중에선 70%대 평점 자체가 드물다.

‘과속스캔들’과 ‘써니’로 화려한 흥행기록을 세웠던 강형철 감독의 ‘스윙키즈’도 고전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거제포로수용소에서 만들어진 오합지졸 탭댄스단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에 밝고 경쾌한 볼거리를 기대했던 일부 관객들이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에 등을 돌렸다. 스크린수도 개봉 닷새만에 810개로 100개 이상 줄어든 상황이다.


26일부터는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하정우와 이선균을 투 톱으로 내세운 ‘PMC : 더 벙커’가 가세하지만 성수기 개봉작이 몰리면서 스크린 확보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 앞선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처음 접한 관객들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면서 800여개 스크린을 확보하는데 그쳤고 예매율 역시 2%대로 고전 중이다. ‘트랜스포머’의 프리퀄 ‘범블비’가 크리스마스 당일 개봉을 앞두고 예매율 2위로 ‘아쿠아맨’을 바짝 추격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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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분위기를 보면 ‘물괴’ ‘안시성’ ‘명당’ ‘협상’ 등 제작비 100억~200억원대 대작 4편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승자 없는 싸움으로 막을 내렸던 추석과 다를 바 없다. 제작비 150억원대 안팎이면 보통 400만명 이상 관객을 모아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아쿠아맨’과 ‘범블비’가 예매율 1~2위를 독식하면서 세 편의 한국 영화 모두 400만 관객 달성은 요원한 상황이다.

보통 한국영화로 연말 관객을 끌어모으며 자존심을 지켰던 예년과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해에는 ‘신과 함께-죄와 벌’ ‘강철비’ ‘1987’이 3파전을 벌이며 한국영화 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현재 한국영화 점유율은 51.4%(23일 기준)로 최근 5년내 최저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추석에 이어 연말까지 이어진 ‘승자 없는 혈투’에서 영화계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중견 제작자는 “인건비 상승으로 내년부터는 제작비 100억원대 대작 비중은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아직도 영화계는 여름, 겨울, 추석 등 전통적인 성수기 배급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한국 영화 시장의 파이가 더 이상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영화계가 머리를 맞대고 비수기 배급 전략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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