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올 수출 70억弗 첫 돌파...정유화학 버팀목 된 PX

중국發 수요 증가 등 호재에

'빅3'업체 정유부문 손실 메워




글로벌 경기 불황 및 급격한 유가변동으로 화학사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화학제품 중간원료인 파라자일렌(PX)이 업계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올해 PX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78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화학 업체들이 PX 생산을 본격화하는 내년 연말까지는 업계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5일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11개월 동안 PX 수출액은 70억 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가량 늘었다. PX 연간 수출액은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5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60억 4,600달러를 기록하는 등 최근 2년간 증가세가 가파르다.

업계에서는 수출액 증가 추이 외에 PX와 원재료인 납사 가격의 차이인 스프레드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PX는 올 들어 11월까지 PX 수출 물량은 675만 6,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가량 느는 데 그쳐 수출액 증가율인 29%보다 크게 낮았다. 그만큼 스프레드가 컸다는 의미다. PX 스프레드는 지난해 12월 1톤당 311달러 수준이었지만 이달 둘째 주에는 566달러로 1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PX 스프레드가 635달러를 기록하며 정유화학 업계 3·4분기 실적 방어에 큰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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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중국발 PX 수요 증가가 PX 스프레드 확대로 이어졌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경우 PX 설비 가동이 기술 부족 등으로 늦춰진데다 올해 페트병 제조에 사용되는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며 중간 원료인 PX 수요가 크게 늘었다. 실제 중국으로 수출된 PX 수출액은 올들어 11개월간 62억 2,400만 달러를 기록해 국내 PX 전체 수출량의 89%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호재는 내년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화학 업체인 쉐브론필립스 케미칼이 연간 49만 5,000톤 가량의 PX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최근 폐쇄하기로 결정해 미국 지역에서도 한국산 PX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또 연간 160만톤의 PX 생산이 가능한 중국 드래곤라로마틱스의 관련 설비 정기보수 일정이 길어지고 있으며 연간 180만톤의 PX 생산이 가능한 싱가포르 엑손모빌 공장도 내년 초부터 두 달 동안 가동을 중단한다.

이 같은 PX 부문의 호재는 올 4·4분기 급격한 유가 하락과 정제 마진 악화로 영업 손실까지 우려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096770)·에쓰오일·GS(078930)칼텍스 등 정유화학 3사에게는 단비 같은 존재다. SK이노베이션은 연간 260만톤의 PX를 생산하며 에쓰오일과 GS칼텍스는 각각 190만톤과 135만톤의 PX 생산이 가능하다. 정유 부문의 손실을 PX를 중심으로 한 화학 부문이 상당 부분 메워줄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내년 하반기다. 중국의 헝리 석화와 저장 석화가 내년부터 총 850만톤의 PX 생산 공장을 가동할 예정에 있는 등 향후 2년간 중국 내에서 2,000만톤 이상의 PX가 추가 생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PX 수출량의 90%를 중국에 의존하는 국내 업체로서는 타격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PX 공장 가동이 예정대로 될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며 “무엇보다 PX를 원료로 하는 폴리에스터 수요가 꾸준한데다 유가 하락으로 PX의 원료인 납사 가격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는 실적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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