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나흘째인 25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셧다운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인 이날 백악관에서 바레인, 카타르 등 국외에서 복무하는 미군 장병들과 통화한 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연방정부가 언제 문을 열지는 말하지 못하지만, 우리가 장벽을 갖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일시 해고 상태가 된 수천 명의 공무원도 멕시코 장벽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벽 없이는 마약과 인신매매 범죄를 차단할 수 없다”면서 “많은 공무원이 나에게 말하고 전하길, 장벽 건설 자금을 얻기 전까지는 (셧다운을) 계속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는 오는 27일 미 상원 본회의가 소집된 가운데 만약 장벽 건설 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형태의 예산안이 의회에서 처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서명하지 않은 채 셧다운 사태를 지속하겠다며 압박을 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만 유일하게 장벽을 원하지 않는다”며 “왜냐면 그들은 국경 개방을 개의치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도 과거에는 국경장벽 건설을 지지했으나, 자신이 대선공약으로 내걸고 앞장서자 반대로 돌아선 것이라며 ‘정략성’을 의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민주당은 그를 싫어했고 사임을 요구했는데, 내가 그를 해고하자 ‘왜 그를 해고했느냐, 끔찍한 짓’이라고 말하더라”고 비판했다. 그는 내년 1월 3일 개원하는 차기 의회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것에 대해 “아마 대통령을 괴롭힐 것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다루는 방법을 안다”고 말해 민주당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마치고 의회가 다시 열리더라도 지금의 교착 국면이 조속히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국민의 비싼 세금이 들어가는 국경장벽에 대한 투표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력히 맞서고 있다. 이에 셧다운 사태가 새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