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한반도 혈맥 잇기' 첫 단추...北 비핵화 조치가 관건

■남북 철도연결·현대화 착공식

남측 "교류촉진·경제지평 확대"

北선 "남 눈치보면 통일 못이뤄"

국제사회 대북제재 우회 비판

VOA '압박 지속' 美보고서 공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핵심인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이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열렸다. 착공식은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무산 등으로 난관에 봉착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과의 경협에 속도를 낼 경우 국제공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남북은 이날 오전10시 판문역에서 양측 주요 인사 각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 행사를 진행했다.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의 세부일정으로 김현미(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 과 김윤혁 철도성 부상이 침목서명식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의 세부일정으로 김현미(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 과 김윤혁 철도성 부상이 침목서명식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번 착공식은 남북 경협의 마중물 역할뿐만 아니라 환동해권과 환서해권, 남북 접경지역 등을 하나로 묶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 구상’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철도·도로를 통해 사람과 물자가 오가고 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을 촉진해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은 물론 우리의 경제지평을 대륙으로 넓혀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에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은 착공식에 대해 통일 의지를 과시하는 뜻깊은 계기라고 평가하면서도 “남의 눈치를 보며 휘청거려서는 어느 때 가서도 민족이 원하는 통일연방을 실현할 수 없다”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실제 철도 현대화 사업 공사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실제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북한의 비핵화 달성 전까지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공조를 지속·강화하는 것을 강조한 미 국무부의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합동 전략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역내 동반자 국가들과 함께 불법적인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특히 보고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미국이 원하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담고 있어 관심을 끈다. 보고서는 “미국의 장기적인 목표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북한의 비핵화지만 단기적으로는 북한 핵 개발 동결과 핵과 탄도미사일 시험, 핵분열 물질 생산의 중단, 비핵화를 향한 초기 조치 확보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언제 착공할지 기약도 없는 착공식, 착공 없는 착공식, 지지율 가불 착공식이 아닌가”라며 “기업이라면 주가 조작 의혹을 받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개성판문역=공동취재단·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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