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의장은 26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 시작에 앞서 기자들에게 ‘오늘이 마지막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지 않겠나”라고 대답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김광두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문 대통령의 사표 수리가 완료되면 자신은 사실상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26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 시작에 앞서 기자들에게 ‘오늘이 마지막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지 않겠나”라고 대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사퇴를) 만류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김 부의장은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에게 “하는 데까지 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김현철 보좌관이 부의장은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라는 기자들의 말에 “그건 김 보좌관 생각”라고 말했다. 이후 김 부의장은 회의 중에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서 김 부의장은 지난 11월 청와대에 부의장직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김 부의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19년 1월 1일부터 국가미래연구원장직을 다시 맡게 됐다”면서 “따뜻하게 저를 맞아준 회원님들과 이사진께 감사하다”라고 언급했다.
아직 김 부의장의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으나 김 부의장이 이처럼 연구원장직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힘에 따라 조만간 거취가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부의장의 사의를 수리할지, 재신임할지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며 “대통령이 어떤 판단을 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김 부의장이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면서 (부의장직을) 그만하겠다고 하니 ‘더 노력해주십사’ (부탁) 하지만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국가미래연구원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경제 분야 싱크탱크로, 김 부의장이 복귀하게 되면 약 1년 9개월 만에 원장직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김 부의장은 2010∼2017년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으로 일했으며,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릴 만큼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꼽혔다. 그러다 지난해 3월 대선을 앞두고 연구원장직을 사임한 뒤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경선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의장은 캠프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인 ‘J노믹스’를 설계하는 데 참여하고, 정부 출범 후엔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맡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 지난달에는 부의장직을 내놓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김 부의장은 사의 표명 소식이 알려진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캠퍼스에 돌아가고 싶은 것뿐”이라면서 “후배 교수, 학생들과 어울려 토론하고 책을 읽으며 한 권의 내 책을 쓰고 싶다. 더 늙기 전에”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변문우 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