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벼랑 끝 카드사…결국 인력감축 현실화

수수료 인하로 年수익 8,000억↓

국민카드 2일까지 회망퇴직 접수

노조 "정부 구조조정 방지방안

내달까지 마련 못하면 총파업"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존립이 위태로워진 신용카드사들이 잇따라 희망퇴직 절차에 돌입하고 나섰다. 마케팅 비용 감축과 함께 감원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 악화에 필사적으로 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다음달 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1976년생 이상 전 직급의 직원이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의 경우 과장급 이상으로 한정해 20명 수준의 퇴직이 진행됐지만 올해는 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퇴직 규모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다른 카드사에 비해 직원 수가 적어 자발적으로 희망하는 인원에 한해서만 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3115A11 신용카드수정



카드사 희망퇴직의 신호탄을 쏜 현대카드도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200명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보다는 훨씬 적은 수준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현대카드 측 입장이다. 현대카드는 퇴직자들이 제2의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창업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차리는 것보다 30% 수준의 초기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다른 카드사들도 희망퇴직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한카드는 올해 초 희망퇴직으로 200명을 감축했으며 우리카드는 지난 2014년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지 4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검토했다가 백지화됐다. 다른 카드사들도 내년 초 희망퇴직 실시 여부를 놓고 논의 중이다. 카드 가맹점 수수로 인하 폭이 예상보다 큰 수준이어서 비용 절감을 위해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말 정부가 발표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안으로 인해 카드사들은 연간 수익이 8,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내년부터 3년간 총 1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게 여신금융연구소 측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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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2015년에도 중소·영세 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가 대폭 인하된 여파로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총 직원 수가 2015년 6월 기준 1만3,115명에서 2016년 6월 기준 1만2,106명으로 1,000명이나 줄었다. 상대적으로 고용불안정성이 높은 카드모집인은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7개 전업 카드사의 모집인 수는 지난해 말 1만6,658명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1만3,811명으로 9개월 새 3,000여명 급감했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익 악화로 앞으로 시장점유율(M/S)을 끌어올리기 위한 확장적인 영업전략은 펼치기 어렵다”면서 “점포 축소, 카드모집인이나 직원 감원 등 다양한 비용 절감책을 내놓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카드사 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다음달까지 금융 당국이 구조조정 방지 방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카드 업계와 ‘카드 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을 포함해 카드 수수료 대책의 후속 작업을 논의하고 있다. 노조는 대형 마트나 백화점 등 대형 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를 인상해 카드사의 수익성을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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