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남초' 금융위, 여성 대변인 발탁 나선 이유는

"女인재 뽑자" 외부 공모 돌입

'균형인사 부처평가 탓' 분석 속

경제부처 첫 사례되나 관심

대표적인 ‘남초’ 부처로 통하는 금융위원회가 외부 공모를 통해 여성 대변인을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부처 최초로 여성 대변인이 발탁될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차기 대변인으로 여성 인재를 선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최근 외부 공모 작업에 돌입했다. 금융위 대변인은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도규상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등이 역임해 온 요직으로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4년부터 개방형공모직으로 전환해 외부 인원으로 충원해 왔다. 만약 여성 대변인이 최종 선발될 경우 금융위는 물론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부처를 통틀어 최초의 여성 대변인이 탄생하게 된다.


금융위가 특정 성별로 대변인을 발탁하는 데는 나름의 사정이 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8월 기준 금융위의 여성 공무원은 73명으로 남성 277명의 26%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49개 정부 부처의 여성 공무원 비율이 49.8%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 그친 숫자로 정부 내에서도 꼴찌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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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6급 이하 직원은 남성 43명, 여성 32명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직급이 오를수록 격차가 더 벌어져 5급 직원은 남성 90명, 여성 34명으로 3배 가까이 차이가 벌어지고 1~2급 고위공직자 중에는 여성이 전혀 없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금융위 내에 여성 고위공직자가 단 1명도 없을 정도로 과거부터 남성 중심 문화가 강했던 부처인데다 정부 부처 중에서도 업무 강도가 높기로 유명해 신입 공무원들이 금융위 입사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인사혁신처 등이 나서 내년부터 여성 및 장애인 균형 인사 여부를 정부 부처 평가에 반영하기로 하면서 금융위가 부랴부랴 여성 대변인 선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내년 금융위는 올해 내놓은 각종 정책들을 현장에서 실천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업무 방식이 금융위 과제 실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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