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내우외환' 글로벌 정상들 울적한 새해맞이

트럼프 민주당과 셧다운 대치 속

최대 공약 국경장벽 건설 사활

시진핑 경제악화로 리더십 타격

아베는 '1강 체제' 반감 극복 과제

마크롱 '노란 조끼' 후유증 여전

메이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긴장




2019년 새해에도 세계 정상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 무역전쟁과 스캔들, 정치대결 등으로 정신없이 보낸 2018년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역전쟁 후속협상 등 미처 매듭짓지 못한 현안들은 물론이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개시 등 굵직한 과제들이 집무실 테이블에 가득 올려져 있기 때문이다. 미중 헤게모니 전쟁 등으로 가뜩이나 어지러운 국제정세에 더해 국정 지지율 추락에까지 시달리는 주요국 정상들은 녹록지 않은 2019년을 맞이했다.

전 세계를 휘젓고 다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2019년은 골치 아픈 국내 문제에 골몰해야 할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민주당과의 갈등으로 31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10일째를 맞은데다 오는 1월 3일 민주당이 다수당을 탈환한 하원이 개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벌일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중간선거 승리로 8년 만에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낸시 펠로시 원내대표를 필두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에 대한 전방위 의회 조사와 양보 없는 정책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무역전쟁의 여파 등으로 증시가 폭락하고 하반기 성장률이 1%대에 그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셧다운 사태 장기화는 피하고 싶지만 내년 선거를 의식해 자신의 최대 대선 공약인 국경장벽 건설을 포기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월 새 의회 출범을 앞두고 셧다운과 관련한 직접적인 협상 신호는 없다”고 전했다.


신정연휴를 맞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고민에 빠진 것은 마찬가지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보복관세로 맞서며 자존심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 애썼지만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건국 7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성과를 과시하려던 야심도 경제지표 부진에 퇴색하고 있다. 투자은행 UBS는 무역전쟁이 악화되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5%에 머물며 바오류(6%대 성장률)마저 사수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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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 스캔들’ 악재를 돌파하며 3연임에 성공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험난한 새해를 맞았다. ‘아베 1강 체제’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고 지지율까지 추락하면서 ‘전쟁 가능한 일본’으로 거듭나기 위한 개헌동력이 상실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이 1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한달 전의 41%에서 37%로 하락했다. 최근 난민인정법 개정안 등 반감이 높은 법안들을 무리하게 통과시키자 지지층이 이탈한 것이다. 게다가 10월에는 소비세율 인상도 예정돼 경기둔화 후폭풍의 직격타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추세라면 3월 지방선거와 7월께로 예정된 참의원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8년 ‘노란 조끼 시위’라는 개혁 후유증을 호되게 겪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연초부터 사회질서 회복이라는 숙제를 떠안았다. 마크롱 대통령이 유류세 인상 방침을 철회하며 최악의 상황은 막았지만 시위대가 대통령 별장에 침투하는 등 폭력사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프랑스 정부가 노란 조끼 시위대를 달래려 기업 임원의 탈세 여부를 조사하고 공공지출에 대한 국가적 토론을 약속했다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이러한 이벤트들이 국가 제도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신임 투표에서 승리하며 기사회생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당장 앞으로 3주간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월21일이 시한인 하원 브렉시트 표결에서 유럽연합(EU)과의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합의안 없는 브렉시트, 즉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딜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구체적인 법제도 없이 3월29일 EU를 탈퇴하게 돼 영국 국민은 물론 EU 전체가 대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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