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새해에는) 경제 활력을 높이면서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고용과 분배 등 민생의 어려움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해에도 정책 기조의 전면적 수정보다는 경제 활력을 높이는 보완책을 가동할 것이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새해 정책 방향으로 ‘사람중심경제’를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2018년 마지막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2018년은 사람중심경제로 패러다임이 전환된 원년이었다. 그러나 아직 미완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중심경제가 옳은 방향이고 국민의 삶을 좋아지게 했다고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국민 공감대를 넓히는 정책 행보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국정목표가 산업현장과 국민의 삶 속에 뿌리내릴 수 있게 정책과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약점으로 지적된 민생경제 체감도와 관련해 ‘내 살림살이가 나아졌다’고 인식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이야기다.
문 대통령은 올해 경제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계 실질소득이 높아졌고 보육비·의료비 등 필수 생계비는 낮아졌다”며 “기초연금·장애인연금·아동수당 등을 올리는 등 사회안전망도 확충했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소득 양극화 지표가 오히려 악화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이 잘못됐다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민과 대통령이 경제를 보는 인식에 차이가 있음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뿐 아니라 갑을관계 개선, 일감 몰아주기 근절 등 공정경제 분야, 규제혁신과 사상 최고치의 벤처투자, 전기·수소차 보급 확대 등 혁신성장에서도 성과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수출 6,000억달러, 세계 6위 수출 대국이라는 역사를 새로 썼다. 국민소득 3만달러와 인구 5,000만명이 넘는 경제 강국 30-50클럽에 세계 일곱 번째로 가입하게 됐다”며 “모두 국민이 흘린 굵은 땀방울로 이룬 것들이다. 다시 한 번 국민에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바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까지 진도를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북한 비핵화 회담이 교착상태지만 내년에도 자체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2018년은 남북관계를 분단과 대결의 시대에서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대전환시킨 역사적인 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남북 철도연결 착공식 등 꿈처럼 여겨진 일들이 실현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2018년의 남북관계 진전을 미완성으로 규정하고 “더 완성된 상태로 발전시키는 것이 새해 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송년 오찬에서는 “사람중심경제를 위한 경제정책 기조 대변화를 둘러싸고 정치적인 논란이 아주 많았던 한 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회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게 청와대도 협력할 부분은 적극 협력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국 민정수석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것과 관련해서는 “민정수석이 피고발인 신분인데 운영위에 출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치공세라고 생각을 한다”면서도 “그 때문에 국민들의 안전이나 민생과 관련한 법안들이 또 발목 잡혀서는 안 되기 때문에 운영위에 출석하도록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