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글로벌IB "반도체 수요 둔화 예상보다 더 심해"

노무라·도이치證 부정적 전망

"국내 증시 전반에 악재 될 것"

상반기 이후 5G 수요가 기회

글로벌 투자은행(IB)이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업종의 경기 하강이 가파르다며 부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주력업종의 경기 악화가 국내 증시 전반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일 서울 사무실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반도체 경기가 지난해 4·4분기부터 가파르게 꺾이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플러스 성장을 했던 상장사 이익이 지난해 말 오히려 8% 감소했다”며 반도체 실적 부진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그로부터 영향을 받는 기업들이 전체 상장사의 40%를 차지하는 한국의 경제 상황상 주가 하락 압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반도체 경기 고점 논란이 거셌지만 실물경기 상황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정 센터장은 “반도체 경기가 지난해 4·4분기부터 얼마나 하강하는지에 대한 갑론을박도 있었고 일각에서는 소프트랜딩을 할 수 있으리라 봤지만 (지난해) 4·4분기 들어 매크로 경기 요인으로 인한 하방 압력이 들어오는 상태”라며 “메모리 가격이 10~15% 떨어지자 수요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감안해 재고를 쓸 뿐 소비하지 않고 있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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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증권도 지난해 말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재고 역풍 위험에 대한 추가 추정(Cutting estimates further on inventory headwind risks)’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전반적인 메모리 수요는 스마트폰 판매 둔화와 데이터센터 고객 주문(현황)으로 보면 연말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둔화됐다”며 “데이터센터 고객들은 가격 기대감이 낮아 메모리 구매를 지연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이치증권은 지난해 4·4분기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환산 생산량 증가율)를 -12%로 추정했다. 국내 증권사보다 훨씬 부정적인 평가다.

반도체 경기 회복 시점은 올해 상반기 이후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정 센터장은 “2018년 D램 시장은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데다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수요 증가가 맞물린 ‘과도한 호황’ 시기였지만 지금은 공급은 늘어났는데 수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상반기까지는 재고와 가격을 조정하면서 급격한 하드랜딩을 하겠지만 하반기에는 5G 기대감도 있어 긍정적 영향을 보이며 V자 형태의 반등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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