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시내 노후고시원을 대상으로 스프링클러 등 안전시설 설치를 강화한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사고처럼 안전시설이 미비해 발생하는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차원이다.
서울시는 올해 15억원을 들여 노후고시원 75곳에 간이 스프링클러 등 안전시설을 설치한다고 25일 밝혔다. 서울 시내 고시원 5,840개 중 18.2%(1,061개)는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된 2009년 7월 이전부터 운영 중인 곳이어서 사실상 화재에 무방비한 상태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부터 노후고시원에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를 지원해 지금까지 222곳에 설치했다. 올해부터는 스프링클러뿐 아니라 외부 피난계단, 완강기, 비상 사다리 등 피난시설 설치도 함께 지원한다. 지원 예산은 지난해 보다 2.4배 늘었다.
고시원의 신청을 유도하기 위해 지원 조건은 완화했다. 올해부터 스프링클러 설치비를 지원받는 고시원은 입실료 동결 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든다. 안전시설 설치 신청은 이날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자치구(건축과)를 통해 받는다.
신청 시 제출서류는 안전시설 설치비 지원 신청서를 비롯 고시원 사업자 등록증, 안전시설 설치 설계도서 및 공사내역서, 기존 안전시설 완비증명, 건축물 등기사항증명서 또는 임대차계약서 등이다. 고시원 운영자와 건물 소유주가 다를 경우 임대차계약서와 사전에 건축주의 동의를 받아야한다.
서울시는 자료 검토를 거쳐 5월 중 지원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 건축법 위반 건축물,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위반한 고시원 사업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노후고시원 안전시설 설치 지원 사업은 화재예방뿐만 아니라 고시원 임대료 상승도 방지할 수 있어 시민 호응과 함께 꾸준히 시행되고 있다”며 “사업시행을 몰라 신청 시기를 놓지는 고시원 운영자가 없도록 홍보와 안내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