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골드만삭스, "성고용격차 해소되면 韓 GDP 14% 성장"

남녀 동등한 노동시장 참여율의 경제효과 제시

경력단절여성, 유리천장 타파 한국에도 시사점

정부, 기업, 사회가 여성 노동시장 참여 나서야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남성 수준으로 높아지면 국민총생산(GDP)이 14.4%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직장 내 유리천장 등 남성에 비해 차별받는 여성의 경제활동이 사회적 이슈를 넘어 젠더 갈등을 증폭시키는 가운데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 증대가 저성장 시대의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8일 성별 고용 격차 해소에 따른 GDP 잠재성장률 증가 가능성 등을 전망한 ‘위미노믹스(Womenomics) 5.0’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위미노믹스는 여성(Women)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로, 지난 1999년 골드만삭스가 처음 사용했다. 당시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의 해법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를 제안하며 이슈가 됐다.

골드만삭스는 이후 20년이 지난 현재 일본의 상황을 중심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현황을 조사해 보고서를 발간했다. 일본의 경우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과거 대비 크게 향상됐지만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향후 일본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남성 수준으로 높아질 경우 GDP 10.2% 증가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일부에서 일본의 여성 노동 참여율이 이미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학계의 추가 수혜 범위는 제한적이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대다수의 직장 여성(56%)이 정규직보다는 파트타임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여성들이 정규직으로 일하거나 파트타임으로 더 오래 근무할 경우 일본 경제에 대한 상승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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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남성과 같아진다면 그리스, 이탈리아, 한국 등은 일본보다 GDP 증가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 이탈리아, 한국은 모두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인 사회 문화와 출산율 저하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시장에서 남녀가 동등하게 참여한다면 14.4%의 GDP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국내의 경우 여성가족부가 여성 임원 비율 목표치를 수립하고 부문별 달성 계획을 수립하는 등 ‘유리천장’ 깨기에 나서는 것을 두고 논란이 적지 않다. 나아가 국민연금이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며 여성 관리자 비율이 높은 회사의 매출이나 수익성이 평균 대비 높다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2018년 6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여성 관리자 통계를 발표한 일본 상장기업 297곳의 자료를 근거로, 여성 관리자 비율이 15%를 넘는 기업은 5년 평균 매출 증가율이 6%를 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년 평균 9%를 상회한다고 밝혔다. 반면 여성 관리자 비중이 적은 기업일수록 매출 증가율이나 ROE가 낮게 나타났다. 통계만 놓고 보면 여가부의 주장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촉진을 위해 정부, 기업, 사회가 각각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더욱 유연한 노동계약 ▲성별 임금 격차 공시 ▲세금 환급금 시정 ▲의회 성별 할당량 ▲여성 기업가정신 홍보 ▲외국인 간병인 추가 허용 이민 규정 완화 ▲성 다양성 공시 요건 강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의 경우 ▲리더십의 헌신과 능동적인 여성 경력 관리 ▲보다 유연한 업무 환경 추진 ▲성과 기반 평가 ▲성별 다양성 목표 설정 ▲남자 챔피언 참여 등의 역할을 주문했다. 아울러 사회는 ▲위미노믹스 신화 폐지 ▲미디어의 올바른 성 역할 고정관념 제시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교육 과정에서 여성을 더욱 격려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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