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에서 극우·포퓰리즘 성향의 국민연합(RN)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성향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와 피뒤시알, 해리스인터랙티브와 에포카의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린 르펜이 이끄는 RN의 예상 득표율은 24∼24.2%로 프랑스의 유럽의회 선거 정파 중 1위를 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집권당인 LREM은 22.5∼23%의 득표율로 RN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녹색당(EEVL)은 12∼12.7%의 득표율로 3위로 예상됐다. 녹색당의 2014년 유럽의회 선거 득표율이 8.9%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선거에서 ‘약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마크롱 대통령의 신당 LREM의 등장 전까지 프랑스 정치를 양분했던 공화당(중도우파)과 사회당(중도좌파)은 이번 선거에서도 참패를 기록했다. 공화당은 출구조사 결과 8∼8.1%를 득표해 4위, 사회당은 6.3∼6.5%의 득표로 6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RN의 유럽의회 선거 1순위 후보 조르당 바델라(23)는 “프랑스인들이 마크롱에게 겸손하라는 선명한 메시지를 줬다”면서 “그와 그의 정치를 (유권자들이) 거부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엘리제궁에서는 ‘실망스럽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결과’라는 반응이 나왔다. RN이 이름을 바꿔 달기 전 국민전선(FN)이었을 당시인 2014년 유럽의회선거에서도 이미 1위를 한 적이 있고, 당시 FN의 득표율 24.9%와 비교하면 이번 선거의 RN의 예상 득표율이 그에 못 미치므로 집권당으로서는 ‘선방’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표율이 2014년 때보다 10%포인트 높은 52%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집권 3년차를 맞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