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출전 대회에서 벌써 3승째다. 이정은(23·대방건설)의 2년차 같은 화려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겠다던 최혜진(20·롯데)이 다짐대로 무섭게 승수를 챙기고 있다.
최혜진은 9일 엘리시안 제주C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OIL 챔피언십에서 이틀 합계 12언더파를 적어 1타 차로 우승했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2라운드를 출발한 최혜진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았다. 이번 대회는 첫날 경기가 안개로 취소되면서 36홀로 축소돼 치러졌다. 상금은 줄지 않아 최혜진은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가져갔다. 약 5억2,700만원으로 시즌 상금 1위를 유지한 다승 1위 최혜진은 평균타수에서도 70.31타로 1위로 올라섰고 대상(MVP) 포인트는 2위가 됐다.
최혜진은 12번홀(파3) 그린 경계에서 버디 퍼트를 넣으며 단독 선두에 오른 뒤 끝까지 실수 없는 플레이로 우승까지 다다랐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티샷을 왼쪽 러프로 보냈지만 무난하게 파를 지켰다. 챔피언 조에서 1타 차로 뒤따르던 첫날 선두 장하나는 마지막 홀 두 번째 샷이 짧았고 버디 퍼트 역시 짧아 1타 차로 준우승했다. 박지영도 11언더파 2위다. 신인상 포인트 1위 조아연은 9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신인상과 대상을 탄 최혜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정은의 2년차’를 목표로 삼았다. 미국에 진출한 이정은은 국내 투어 2년차였던 2017시즌에 4승을 챙기며 전관왕에 올랐다. 당시 이정은의 시즌 3승째는 8월 말에 나왔는데 올해 최혜진은 6월 초에 3승을 찍으며 쾌속 순항하고 있다. 이대로면 ‘장타여왕’ 박성현이 2016시즌 작성한 7승도 바라볼 만하다. KLPGA 투어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은 2007시즌 신지애의 9승이다. 18개 출전 대회 중 절반을 우승했다. 최혜진은 아마추어 시절 2승을 포함해 KLPGA 투어 통산 7승을 쌓았다. 출전권이 있던 US 여자오픈을 거르는 등 국내 투어에 집중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틀리지 않은 선택이 됐다.
경기 후 최혜진은 “전반기에 3승을 해 정말 기분 좋고 얼떨떨하다. 마지막까지 순위가 어떻게 되는지 전혀 몰랐다”며 “지금의 흐름을 시즌 마무리까지 유지할 수 있게 체력 관리 등 여러 면에서 더 노력하겠다. (이)정은 언니의 2년차 때처럼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도 싶다”고 했다.
/제주=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