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가이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병상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한 모습으로 임종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호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동지’로 민주화운동의 최전선에서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도 강인한 의지를 굽히지 않은 여성이었다. 고인은 소천(召天)하는 순간까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장례집행위원장을 맡은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는 11일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돌아가실 때 의식이 깨어있었다”며 “한 번도 의식을 잃어본 적이 없지만, 기력이 쇠해서 눈은 감고 계셨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상임이사는 “우리가 함께 모여 성경을 읽어드리고 찬송도 드리고 기도를 했다”며 “그때 여사님이 눈을 뜨고 입을 달싹달싹하면서 찬송을 따라 해 유족들이 슬픔 속에서도 매우 감사해했다”고 말했다.
이 여사가 임종하는 순간에는 유족들을 비롯해 김대중평화센터 윤철구 사무총장과 박한수 대변인 등이 병실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상임이사는 “여사님께서 편안히 소천하셨고, 이내 얼굴도 밝아지셨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여사님께서 가족들의 찬송가를 따라 부르려고 입을 움직이시면서 편안하게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오후 11시 37분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소천하셨고, 병원 영안실에 안치했다”고 말했다.
/황민아 인턴기자 noma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