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좋은 말’ 발언에 대해 “정치인에게 좋은 말보다 중요한 것은 맞는 말”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듣기에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는 선동이야 말로 민주주의를 타락시키는 위험한 정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6·10 민주항쟁 32주년 기념식에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독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좋은 말을 골라 사용하는 것도 민주주의의 미덕”이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누구를 겨냥했는지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스스로 언행을 돌아보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서해 영웅들의 가족을 초청해 김정은의 사진을 보여주고 호국영령 앞에서 북한 정권의 요직 인물을 추켜 세웠다”면서 “아픔을 주는 말들이었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하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원봉 서훈은 추진되지 않을 거라며 슬쩍 물러선다고 그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 분열이 봉합되지 않는다”며 “귀국 후 문재인 대통령이 할 가장 첫 번째 일은 사과”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까지 국회 파행의 과정과 이유를 되짚어 보면 여야 간 불화와 정쟁의 한 가운데에는 바로 대통령의 파당정치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 정치로부터 최대한 떨어져 국정을 살펴야 할 대통령이 지금은 정치의 가장 전면에 나와 있다”며 “지난 불법 날치기 패스트트랙 상정도 결국 공수처에 대한 청와대의 지나친 욕심이 화근”이라고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아집과 오기가 의회민주주의를 방해하고 있다”며 “어떻게든 국회 문을 열어 일하려는 야당에게 들으라는 듯이 국정 실패를 야당 탓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생국회의 대표적인 반대자는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의 야당 공격이 줄어들수록, 대통령이 전면적 정치 투쟁을 삼갈수록 국회 문은 그만큼 더 빨리 열릴 것”이라고 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전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타계 소식에 검은 복장으로 회의장에 참석했다. 그는 “이희호 여사는 여성들에게 큰 울림을 남겨줬다”며 “먼저 서거하신 김대중 대통령 옆으로 가서 생애 못 다한 얘기를 나누시길 바란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