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비핵화 분수령' 평양 여정 시작한 시진핑...막 오른 북중 정상회담

외신, 시 주석 오전 베이징서 평양 출발

북중 정상, 비핵화 문제 집중 논의 관측

전문가 "시주석, 金에 대화재개명분줄것"

4차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4차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오전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분수령이 될 북중 정상회담을 위해 방북길에 올랐다.

국내외 언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전용기를 이용해 평양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2015년 10월 방북 이후 중국 최고 지도자의 북한 방문은 14년 만이다.

시 주석이 북한 매체에 기고한 내용을 고려하면 북중 정상은 이번 만남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 주석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린 기고문에서 “우리는 조선측 및 해당측들과 함께 의사소통과 조율을 강화하고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에서 진전이 이룩되도록 공동으로 추동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한 내 권위를 높여주기 위한 차원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4월 북러 정상회담마저 실질적 성과 없이 끝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위상은 크게 흔들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대외 노선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설 경우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을 재개할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시 주석의 방북은 김 위원장 집권 후 첫 방북이라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며 “김 위원장이 가는 길에 대해 실질적 성과가 나오지 않은 데 따른 내부 정치적 부담과 내부 저항감, 경제제재로 인한 수세적 상황을 시 주석의 방북으로 해소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로라 로젠버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중국 담당 국장은 시 주석의 방북이 김 위원장에게 중요한 선전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은 자신이 국제무대에서 얼마나 강력한지를 자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실탄을 얻은 셈”이라고 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미 중간 마찰을 빚고 있는 무역문제와 함께 북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워싱턴 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미 중간 마찰을 빚고 있는 무역문제와 함께 북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워싱턴 AFP=연합뉴스


범죄인 송환법 개정에 따른 홍콩시위로 수세에 몰린 시 주석 역시 북중 정상회담 이후 이어지는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미중 무역협상을 해결해 위기를 타개하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미 CNN에 “시 주석은 중국이 아시아 안보에 관한 결정에서 배제될 수 없는 ‘키 플레이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며 “시 주석의 방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이 북한 핵위협 종식 노력에서 도움이 될 수도, 방해자가 될 수도 있음을 상기시킨다”고 진단했다.

류용욱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는 AFP에 “시 주석이 북한에 비핵화를 압박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근을 제시할 수 있다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를 얻거나 무역 협상에서 더 잘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가 재개될 지도 관심이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김 위원장이 방북하는 시 주석을 통해 비핵화에 관한 새 양보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9일 도쿄에서 마이니치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20~21일 북한을 국빈 방문하는 것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내주 방한할 것으로 예정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이날 “북한과의 협상을 향한 문이 활짝 열려 있다“며 “북미가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북에 유화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내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행사를 마친 뒤 김 위원장과 만찬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우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