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주희기자의 두유바이크]실크 위 달리듯 부드러운 주행감…치고나가는 맛도 '일품'

혼다 CB650R 시승하고 반한 사연

649㏄ 미들급에 4기통 엔진 탑재

날렵한 외관·원형 라이트 멋 더해

무게중심 낮아 초보도 적응 쉬워

매끄러운 디자인과 성능·재미까지 겸비한 2019년식 혼다 CB650R. /사진제공=혼다코리아매끄러운 디자인과 성능·재미까지 겸비한 2019년식 혼다 CB650R. /사진제공=혼다코리아



혼다의 CB650R은 ‘네오 스포츠 카페’를 표방하는 날렵한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기대가 컸던 모델이다. 돋보이는 황동색의 엔진부, 유연한 곡선을 자랑하는 네 개의 매니폴드, 원형 헤드라이트가 감상 포인트다. 그럼에도 주행감·재미에 대한 기대치는 낮았었다. 지금까지의 혼다가 그랬듯 ‘얌전한’, 그래서 조금은 심심한 바이크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은 제대로 빗나갔다. 매일같이 지나다니는 서울 시내를 달릴 뿐인데도 재미있게 느껴진 것은 CB650R의 매력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선 실크 위를 달리는 듯한 부드러운 주행감에 반했다. 649㏄의 미들급 모델이라도 4기통이기 때문에 가능한 주행감이다. 같은 이유로 놀랄 만큼 진동도 작다. 신호대기 중 문득 핸들바를 잡고 있는 손이 너무나 편안해 마치 시동 꺼진 바이크를 붙잡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을 정도다.


그러면서도 높은 RPM에서는 치고 나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기자가 갖고 있는 바이크 중 390듀크가 치고 나가는 재미로는 빠지지 않는 모델인데, 재미의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CB650R도 라인업에 추가하고 싶을 정도였다. 낮고 묵직한 제트기 같은 4기통 특유의 배기음도 매력적이었다.



바이크의 공차 중량은 202㎏으로 가벼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무게중심이 낮은 덕에 내려서 밀고 끌 때도, 달릴 때도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워낙 가볍게 잘 달리는데다 조향각도 넓어 유턴이 쉬웠다. 코너를 돌 때는 라이더와 한 몸처럼 눕고 일어났다. 초보라도 금세 쉽고 편하게 탈 수 있는 바이크라는 점에서 역시 혼다다웠다.

서스펜션은 적당히 물렁해 도로방지턱을 넘어갈 때 충격이 덜했고 제동력도 훌륭했다. ABS, 미끄러운 길에서 앞·뒷바퀴의 속도 차이를 산출해 연료 분사량을 조절함으로써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혼다 셀렉터블토크컨트롤(HSTC), 급하게 저단 기어로 바꿀 때 뒷바퀴 잠김을 막아주는 어시스트 슬리퍼 클러치도 적용됐다. 일본 판매가격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 가격(1,086만원)도 합리적이다.

CB650R은 도심에서는 편하게, 교외에서는 편하면서도 재미있게 탈 수 있는 바이크다. 물론 ‘재미’의 관점에서만 들여다보자면 경쟁자가 많기는 하다. 이미 많은 바이크를 겪었으며 특히 빠르게 치고 나가는 고배기량 바이크에 익숙해져 있다면 CB650R이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편안하고 쉬우면서도 이 정도 재미까지 한꺼번에 갖춘 바이크는 드물 것이다.


혼다 CB650R로 시내를 달리는 기자.혼다 CB650R로 시내를 달리는 기자.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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