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11일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 자료를 공개해 “일본이 과거 불화수소를 밀수출하다가 적발됐다“고 주장했다. 일본 일각에서는 ‘한국이 핵무기에 사용되는 불화수소를 북한에 밀수출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오히려 일본 측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자료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의 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996년부터 2013년까지 자료를 통해 전략물자가 북한에 밀수출된 사건이 30여 건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불화수소는 96년 오사카항 입항 선적이 돼서 불법 수출이 됐다”며 “수출을 하려다가 적발된 것이 아니라 수출된 것이 나중에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해당 자료에는 직류안정화전원, 동결건조기, 주파수변환기 등 핵무기 개발에 이용될 수 있는 장비들이 밀수출됐다는 사실 역시 적시돼있다. 2003년 4월 직류안정화전원 3대가 경제산업상과 세관장 허가 없이 태국을 경유해 북한으로 불법 수출됐으며, 2004년 11월에는 주파수변환기 1대가 화물 항공편을 통해 중국을 경유해 북한으로 넘어갔다. 수출 규제 품목인 3차원 측정기 2대도 2001년 10월과 11월 두 차례 일본에서 싱가포르를 경유해 말레이시아로 수출됐으며, 이 중 1대가 재수출돼 리비아 핵 개발 관련 시설 안에서 발견됐다.
하 의원은 “일본이 블랙리스트 국가다. 위험한 전략물자 관리가 허술한 그런 나라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이 부실관리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일본이 그래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게가 최악이 되고 있는데, 일본이 감정적 대응을 하면 안 된다. 수출 제재를 합리화하기 위해 억지 주장을 펼치다 보면 오히려 일본이 고립되는 결과가 나온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