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사가 허리띠 졸라맸더니..휴면카드 20% 늘어 730만개

무이자할부 등 부가서비스 줄이자

소비자들 한장만 쓰는 경우 많아

자동해지 폐지로 증가세 이어질듯

0615A10 휴면카드 수 추이



신용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악화로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휴면카드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이자할부 등 결제 혜택이 잇따라 축소됨에 따라 발급받고도 쓰이지 않는 카드가 무더기로 쌓이는 것이다. 휴면카드를 줄이기 위해서는 카드사들이 기존 회원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총 휴면카드 수는 올 6월 말 현재 731만5,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20.3% 증가했다.


신용카드는 신규 발급 후 1년 이상 사용 실적이 없으면 휴면카드로 전환된다. 휴면카드가 늘지 않은 카드사는 우리카드가 유일했다. 우리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 모두 79만3,000개로 동일했다. 올 초 리텐션마케팅부를 신설하며 휴면고객을 대상으로 새 카드 발급을 권유하는 등 마케팅을 펼친 덕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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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로 나빠진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비용 절감에 골몰하다 보니 휴면카드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다양한 할인 이벤트와 무이자할부 혜택, 자동차 구매 캐시백을 축소한 것이 대표적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올 상반기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판관비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신용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카드 혜택이 풍성할 때만 해도 여러 카드를 돌려쓰는 소비자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한 장의 카드만 긁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제 폐지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는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며 올 초 관련 규제 완화를 건의했고 금융 당국이 이를 받아들여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제를 폐지했다. 1년 이상 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카드 이용은 정지되지만 카드가 해지되지 않게 된 것이다. 일부에서는 규제 완화를 요구한 카드사들이 정작 신규 회원 유치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카드 업계는 마케팅 활용에 동의한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만 마케팅을 펼칠 수 있어 운신의 폭이 좁다고 토로한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신규 회원 모집보다 기존 회원 유지가 더 효율적이기는 하다”면서도 “리텐션 마케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만큼 데이터를 더 축적해 전략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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