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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구진 27개 인체부위 3차원 유전체 지도 해독...치매 등 예측 정확도 높아질듯

정인경 KAIST·빙 렌 루두윅 암연구소 교수팀 공동성과

표적 염색질 3차 구조 퐉법 통해 고행상도 맵 작성

여러 질환이 동일 유전자로 인해 유래된다는 가설 제시

심혈관계 질환 등 2만7,000개 이상 질환 예측 가능해져

정인경·빙 렌 교수팀이 밝혀낸 3D 게놈 맵 모식도 /이미지제공=KAIST정인경·빙 렌 교수팀이 밝혀낸 3D 게놈 맵 모식도 /이미지제공=KAIST



한미 연구진이 손잡고 사람 몸의 27개 부위 조직에 대한 3차원 유전체 지도(3D 게놈맵)를 해독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치매,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발병가능성을 유전체 분석으로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본원의 정인경 생명과학과 교수와 빙 렌(Bing Ren) 미국 루드윅 암연구소 교수 공동연구팀이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치매, 심혈관계 질환을 비롯해 2만7,000개 이상의 질환에 연관된 유전 변이 표적 유전자를 정의하고, 해당 변이 기능을 예측했다. 또한 각 질환의 표적 유전자 유사도에 기반해 질환과 질환 사이의 신규 관계를 규명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여러 질환에 공통으로 관여하는 신규 분자 기전을 제시했다.


그동안 퇴행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자가면역질환 등과 관련해 중요한 유전변이가 발견됐지만 1차원적 DNA서열 분석에 기반한 유전체 연구만으로는 모든 유전변이 기능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유전체의 98%는 유전자를 발현하지 않는 비전사 지역에 존재하는 데 기존 연구 방식으로는 이 같은 비전사 지역에 대한 유전정보를 해독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해결책으로 지난 10년간 3차원 유전체 구조 연구가 진행됐지만 이는 몇 가지 세포주를 대상으로만 국한됐다. 질환과 직접 연관성을 가진 인체 조직을 표적으로 한 게놈의 3차 구조는 그동안 규명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따라 정·렌 교수 연구팀은 인체 내 27개 조직을 대상으로 3D 게놈 맵 규명에 나서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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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렌 교수 연구팀은 유전체가 유전자를 발현해 단백질을 만드는 전사촉진 부위만을 선택적으로 분석하는 신규 실험기법을 활용했다. 바로 ‘표적 염색질 3차 구조 포착법’인데 이로써 고해상도(5kb급)의 3D 게놈맵 참조지도를 작성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인간 게놈에 존재하는 약 90만 개 유전체의 3차원 염색질 고리 구조를 발굴하고, 이들 중 상당수가 각 인체 조직 특이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고 KAIST는 전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제작한 3D 게놈맵을 토대로 유전 변이의 신규 타겟 유전자를 발굴했다. 아울러 각 질환의 타겟 유전자 사이의 유사도 정보를 활용하여 질환간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이로써 각 질환을 하나의 독립된 현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여러 질환이 동일한 원인 유전자에서 유래될 수 있다는 신규 가설을 제시하게 됐다. 정 교수는 “복합 질환 기전 규명을 위해 비전사 게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존재하는 다수의 중요 유전변이를 3차원 게놈 구조 해독을 통해 규명 가능함을 보였다”라며 “이번 결과는 퇴행성 뇌 질환을 포함 다양한 복합 질환의 신규 기전 규명 및 표적 발굴에 활용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지원사업과 보건복지부의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 서경배 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정·렌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의 지난 9월 1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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