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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밴드 넬, 20주년 비결 없어..“음악의 힘을 믿을 뿐”

순수하게 음악의 힘을 믿는 밴드 넬이(김종완, 이재경, 이정훈, 정재원)지난해 11월 발매한 어쿠스틱 앨범 ‘행복했으면 좋겠어’ 이후 1년만에 신보이자, 3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앨범을 들고 나왔다. 멤버들 모두 태국에서 약 한 달간 머물면서, 매일 최소 6시간씩 이상 작업하면서 만든 앨범이다.

여덟 번째 정규앨범 ‘컬러스 인 블랙(COLORS IN BLACK)’은 제목 그대로 ‘색깔이 담긴 블랙’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애초 ‘블랙’에 가까운 앨범을 만들고자 했던 ‘넬’은 태국에서의 음악작업으로 ‘컬러스 인 블랙’으로 심경변화가 일어나게 됐다고 털어놨다.





“원래는 굉장히 어두운 앨범을 만들어보자고 1~2년 전쯤 멤버들에게 제안했다. 저에게 암흑 같은 시기가 왔던 이유도 있었다. 그러다 올 초 태국의 스튜디오에서 한 달간 먹고 자고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음악작업을 하자고 이야기했다.”(김종완)

태국은 10여년 전 넬 멤버들이 처음으로 함께 여행을 갔던 곳.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음악을 크게 들으면서 즐길 수 있고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찾았다. 그렇게 아침에 9시에 일어나서 어둠이 올 때까지 순수하게 음악 작업만 이어갔다.

김종완은 “ ‘어두움만 있는 앨범은 아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작업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 그는 “마냥 어둠 속에 갇혀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한테 찾아오는 슬픔이나 좌절감 등 어둠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음악과정에 대해 말했다.

색다른 환경에서 한 음악작업은, 다른 생각이 들어 올 틈 없이 순수하게 음악만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음악이 얼마나 소중한 건지 알게 된 김종완은 멤버들끼리 더 돈독해졌음을 알렸다.

‘컬러스 인 블랙(COLORS IN BLACK)’ 앨범엔 타이틀 곡 ‘오분 뒤에 봐’를 비롯해 ‘클리셰(Cliche)’ ‘무홍’ ‘슬로 모션(Slow Motion)’ ‘러브 잇 웬 잇 레인즈(Love It When It Rains)’ ‘꿈을 꾸는 꿈’ 등 김종완이 직접 작사, 작곡한 총 아홉 트랙이 담겼다.

타이틀곡 ‘오분 뒤에 봐’는 매일 같이 만나던 친구들과의 만남이 언젠가부터 월중행사, 연중행사로 바뀌어가면서 느끼는 씁쓸함을 담았다. 넬 특유의 섬세하고 몽환적인 사운드 및 감성적인 노랫말이 돋보인다.

밴드 넬 김종완


밴드 넬 이재경


밴드 넬 이정훈


밴드 넬 정재원


김종완은 “제가 어렸을 때 자주 보던 친구와 ‘See you in five’(5분 뒤에 만나)라고 말하곤 했다. 영문으로 곡을 쓰려고 했는데 한국 말이 더 나은 것 같았다. ”동네 친구들과 매일 만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연중행사처럼 한 번 보는 게 씁쓸하더라. “고 타이틀 곡에 담긴 감성을 꺼내놓았다.

이어 “사실 우리 나이가 언제 죽어도 그렇게 이상한 나이는 아니라서...‘조만간 한 번 보자’ 말을 하지만, 결국 그러다 몇 년이 지나니까 ‘살아있는 동안 몇 번 못 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걸 생각하니 어느 순간 씁쓸하고 두렵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고 전했다.


1999년 넬(김종완, 이재경, 이정훈, 정재원)로 뭉친 4인은 ‘스테이’(Stay), ‘기억을 걷는 시간’ 등의 곡으로 사랑받았다. 또한 모던 록 밴드 넬은 데뷔 20주년이 된 올해까지 단 한 명의 멤버 이탈 없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작 본인들은 20주년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종완은 “올해 클럽 공연할 때 팬 분들께서 축하를 해줬을 때 조금 인지를 했지 20주년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처음 결성할 때부터 우리가 언제까지 해야지라는 생각은 안했다. 며 ”멤버들 모두 굉장히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하는 점. 혹시라도 느슨해질 때면 작업을 해서 다시 의욕을 불태우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년을 꾸준하게 이어온 비결은 없다고 했다. 단지 ‘음악의 힘을 믿은 4인’의 공통점만 있었을 뿐 . 그래서일까. 그는 정말 모든 것을 감수하고 음악작업을 이어온 멤버들의 열정에 공을 돌렸다. 그는 “ 남들이 볼 땐 거창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멤버들 모두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어 하는 욕구도, 배우고 싶어 하는 욕구도 크다. 그 점이 계속 함께 해올 수 있게 했던 것 같다.”고 지난 시절을 회상했다.

넬은 음악적 동료이기 전에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친구이다. 그렇기에 작업을 하지 않을 때도 친구로서 친하게 지내고, 일적으로 충돌되는 부분을 친구로서 풀 수 있었다고 했다.

이정훈은 네 멤버 모두의 성격이 다른 점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고 짚었다. 그는 “네 명 성격이 다 다르다보니 그런 부분에서 다 다른 포인트가 있어서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보완해줬다”고 의견을 전했다.

넬을 자신들을 ‘롤모델’로 꼽는 후배 밴드들에게 우상처럼 떠받들여지고 싶은 욕심은 없다. 다만 “후배 뮤지션들이 ‘넬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는 걸 들을 땐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음악의 힘을 믿으며 활동해온 그들 스스로의 행보를 뿌듯해하고 지지하기 때문이다. “ 저희가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롤모델’로 언급할 만한 팀이 딱히 없었다. 저흰 음악의 힘을 믿으며 활동해왔고, 아직까지도 그 힘을 믿고 있다. 모두가 말만 최선이 아니라 인생에 다른 것을 포기할 만큼 그렇게 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단 순수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

김종완은 “이번 앨범보다 더 좋은 앨범을 만들자는 생각은 항상 꿈으로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의 꿈을 언급했다.

이어 또 다른 멤버 이재경과 이정훈은 “저희는 계단식으로 성장해왔다. 좋은 음악이 나왔을 때, 콘서트를 했을 때 등 계단을 하나씩 올라가면서 소름끼칠 정도로 행복했던 순간이 많았다” 며 “앞으로도 그런 소름끼치는 순간들이 나왔으면 한다. 네 명이서 오래 잘해나갈 수 있는 건 확실하다“고 자신했다.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정다훈 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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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스타팀 정다훈 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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