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의 국무부 부장관 인준안이 19일(현지시간) 상원을 통과했다.
국무부 내에서 대표적인 대북 ‘대화파’로 알려진 비건 대표의 부장관 승진은 미국이 실무협상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미 상원은 이날 본회의 표결을 통해 90표 대 3표의 압도적 찬성으로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비건 대표가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강조하며 부장관 취임 이후에도 비핵화 협상을 직접 챙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 관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내년에 상원의원 출마를 위해 물러날 경우 부장관인 비건 대표가 장관 대행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비건 대표는 15일부터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데 이어 전격적으로 중국행을 택하며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비건 대표가 방중한 19일 성명을 통해 “뤄 부부장이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비건 대표를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미 양측은 한반도 대화의 동력을 이어가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 것이 모든 관련 당사국들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며 국제사회에서도 기대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북미 두 나라가 가능한 빨리 대화와 접촉을 재개하고 신뢰를 쌓아 이견을 적절하게 해소하기 위한 효과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길 바라고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중국은 북미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양측은 쌍궤병진(雙軌竝進·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 병행 추진)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소통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며 비핵화 방식과 관련 미국과 입장 차를 보였다.
미국의 거듭된 대화 요구에도 북한의 침묵은 길어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비건 대표와 북측 인사의 베이징 접촉 여부에 대해 “발표할 추가적 방문이나 만남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비건 대표의 대화 제의에 대해 북측이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비건 대표는 한국을 방문 중이던 지난 16일 약식 회견을 통해 북한에 회동을 공개 제안한 바 있다.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암시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한 가운데 미중 간 공조가 북미 비핵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