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LNG 이어 LPG선 '힘찬 뱃고동'...조선코리아, 불황 뚫는다

신규 발주시장 회복조짐 속

환경규제 강화·셰일가스 열풍

고부가 LPG선 수요급증 예고

현대重·삼성重·대우조선 등

기술력 갖춘 국내 조선사 수혜




액화석유가스(LPG)선이 액화천연가스(LNG)선과 더불어 새해 우리나라 조선업계를 먹여 살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I) 환경규제 강화와 셰일가스 열풍 등으로 고부가가치 상선(商船)인 대형 LPG선과 LNG선의 대량 발주가 예상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신규 발주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현대중공업(009540)·대우조선해양(042660)·삼성중공업(010140) 등 국내 조선업체들의 ‘불황 탈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2020년 주요 상선 발주량은 588척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496척보다 18.5% 증가한 수준이다. LPG선은 2019년보다 9척 늘어난 40척 수준의 발주가 기대된다.

LPG선은 LNG선과 더불어 대표적인 친환경 선박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LNG선의 절반에 그치는 건조비용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져 국내 조선업계의 주목을 크게 받지 못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LPG 수요 증가로 운반선 덩치가 커졌기 때문이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클락슨은 2020년 LPG선 신규 발주 40척 중 30척이 65K급 이상 대형 LPG선(VLGC)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LPG선은 LNG선처럼 가스를 액화시켜 화물창에 보관해 운송하는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한다”며 “해외 선주들이 한국 조선소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LPG선 발주가 활기를 띠는 것은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덕분이다. 미국은 2013년 이후 LPG 수출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평균 6,600만톤 수준을 유지하던 세계 LPG 해상 물동량은 최근 5년 사이 1억1,000만톤 수준으로 늘어났다. 새해에도 1억톤 이상이 배를 통해 이동할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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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LPG 공급이 아시아로 몰리는 점도 한몫한다. 세계 LPG 시장은 아시아에서 70%를 수입하고 유럽이 18.7%가량을 들여오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200만톤으로 가장 많고 인도 1,600만톤, 일본 1,100만톤 순이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중동산 LPG 수입량을 줄이고 미국산 LPG 수입량을 늘려가는 추세다. 일본의 전체 LPG 수입량에서 미국산 비중은 2013년 10% 안팎에서 2019년 10월 기준 72%로 급격히 늘어났다. 반면 중동산 LPG 수입 비중은 같은 기간 79%에서 17%로 줄었다.

운임 상승도 발주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VLGC의 하루 기준 운임은 4만3,563달러로 2018년 상반기 이후 상승세다. VLGC 선가 회수기간은 6.5년으로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사상 최대치로 높아진 것을 고려하면 향후 몇 년간 LPG 수출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 예상된다”며 “이는 아시아 국가들로 향하는 VLGC 발주 수요를 더욱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의 시행으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보유한 LNG선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를 확실하게 피하려면 스크러버(탈황장치)를 달기보다 아예 선박에 LNG를 연료로 쓰는 추진장치를 달아야 하기 때문으로 이 분야에 강점을 지닌 국내 조선업계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LNG선 발주 척수 총 40척에서 한국은 32척을 수주하며 싹쓸이했다. 한국 조선업을 바짝 쫓고 있는 중국은 7척에 그쳤다. 한국은 2018년에도 전 세계 발주물량 72척 중 66척을 가져왔으며 2017년에는 18척 중 12척을 수주했다.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카타르 정부가 새해부터 10년간 발주할 100척의 LNG선 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확고한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수주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해 국내 조선업계 부활에 난관도 있다. 해양플랜트 부문의 시추설비(드릴십) 계약 취소 부담이 202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 10월 노르웨이 시추 회사 노던드릴링의 자회사인 웨스트코발트와 맺은 드릴십 1척에 대한 매매 계약 취소를 통보받았고 삼성중공업은 스위스 선사 트랜스오션으로부터 수주, 건조한 드릴십(시추선) 2척에 대한 계약이 해지됐다. 이밖에 퍼시픽드릴링(PDC), 노르웨이 시드릴에서 수주한 드릴십 4척도 계약이 취소돼 다른 선주에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양 부문, 특히 시추설비 계약 취소 부담이 2020년까지 재무적으로 부담을 줄 여지 남아 있다”며 “해양 시추설비 매각이 지연될 경우 재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건조능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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