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3년째 도둑맞은 줄도 몰랐던 문집목판 134점 되찾았다

지난 2016년 6월 안동권씨 종중에서 도난당했다 최근 회수된 ‘권도 동계문집 목판’ 134점. /사진제공=문화재청지난 2016년 6월 안동권씨 종중에서 도난당했다 최근 회수된 ‘권도 동계문집 목판’ 134점. /사진제공=문화재청



안동권씨 종중은 경남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의 장판각(목판 보관처)에 문중에서 전해 내려오는 목판을 보관하고 있었다. 경남 유형문화재 제233호인 ‘권도 동계문집 목판(權濤 東溪文集木版)’ 135점도 그 중 일부였다. 광해군 때 문과에 급제해 승정원을 거쳐 정3품의 통정대부에 오른 조선 중기 문신 동계 권도(1575~1644)의 다양한 글을 모은 것이다. 사후 160여 년이 지난 1809년에 52×28×3.0cm 크기의 총 8권으로 ‘동계문집 목판’이 간행됐다. 조선 시대의 기록문화를 상징하는 유물로, 조선 시대 양반생활과 향촌사회의 모습 등 당시 사회사와 경제사 전반을 폭넓게 보여줘 가치가 높은 문화재다.


이 유물 134점이 지난 2016년 6월 도난당했다. 종중은 도둑맞은 줄을 모른 채 2018년 11월까지 2년 이상 장판각의 빈 선반을 지켰다. 다른 도난 문화재를 수사하던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이 충북 충주의 한 골동품상에서 목판의 도난 사실을 파악해 1년 이상 끈질기게 추적했고 최근 이들을 회수했다. 훔쳐간 사람은 종중 인물로, 장판각 열쇠를 두는 곳을 알아낸 후 몰래 문화재를 빼돌린 후 다시 잠궈둬 의심을 피했다.

관련기사



문화재청은 5일 온전하게 회수한 동계문집 목판을 안동권씨 문중에 돌려주는 반환식을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었다.

안동권씨 종중이 ‘권도 동계문집 목판’ 등을 보관해 온 장판각. /사진제공=문화재청안동권씨 종중이 ‘권도 동계문집 목판’ 등을 보관해 온 장판각. /사진제공=문화재청


민간이 문화재를 관리하다 도난 당하는 일은 비단 이번 사례 뿐만 아니다. 종중이나 사찰이 고문헌이나 책판 등 전래된 유물을 열악한 시설에서 보관하다 도난 당하고, 피해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는 종종 발생한다. 이에 안동 국학진흥원은 전국 각지 문중에서 기탁한 유교책판들을 소장, 관리하고 있다. 국공립박물관과 국학연구원 등도 유물을 맡아 관리해 준다.


조상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