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건설업체들은 대졸 신입 공채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건설업체는 두 자릿수 규모의 채용도 계획하고 있다. 갈수록 줄어드는 국내외 수주에다 각종 규제,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등 돌발악재가 터져 나오는 등 경영환경이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신규 수주나 기존 프로젝트 진행을 위축시키지 않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 “경영환경 어려워도”… 채용 나서는 건설사 = 6일 본지가 국내 12곳의 주요 건설사를 대상으로 채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 8개의 기업이 대졸 신입 공채를 진행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가장 적극적인 채용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호반건설, 포스코건설이다.
포스코건설과 호반건설은 올해 두자릿수의 대졸 신입공채를 진행하는 쪽으로 잠정 결정한 뒤 공채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매년 두자릿수의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도 청년 취업 문제에 대한 기업시민 경영이념 실행 차원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을 지속할 방침이다. 호반건설 역시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지난해 수준인 약 50여 명을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금호산업, 삼성물산, SK건설 등은 채용을 진행하되 규모와 시기는 저울질하고 있다. 통상 100여 명 정도를 하반기에 채용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도 하반기께 공채를 진행할 계획이다. 채용 규모는 미정이다. SK건설도 하반기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며, 삼성물산은 상반기 3월, 하반기 9월 지원 일정으로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나섰다. 상·하반기 각각 정기공채를 하는 금호산업 역시 채용 자체는 진행하되 일정은 아직 조율되지 않은 상태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은 현재 공채 여부나 시기 모두 미정이다. 채용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워낙 안 좋다 보니 리스크 헷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채용 감축을 예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신입 대졸 외 경력직 사원의 경우 대부분의 기업에서 수시 또는 공채 형태로 뽑을 계획이다. 아직 신입공채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GS건설과 대우건설도 경력직은 채용할 방침이다. GS건설은 올해 10명 이내의 경력직 채용을 계획 중이며, 대우건설도 30명 가량의 경력직 공채를 실시한다. 포스코건설도 올해 10명 가량의 경력 수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 건설사들 “올해 면접 더 강화할 것”=채용 절차와 관련해서는 다수의 기업들이 “직무 관련성을 확인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보였다. 직무에 적합한 인재인지 검증하는 과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신입 채용 시 지원자들의 학점이나 어학 등 기본 스펙은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 되고 있지만 실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경험이나 업에 대한 이해도는 다소 부족한 편”이라며 “이를 해결하고자 면접 시 직무역량 중심 평가를 중점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력직의 경우 지원자 자체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예를 들어 기계직과 같은 특수 직종 경력직은 역량 있는 지원자 확보 자체가 어렵고, 지원하더라도 희망 연봉에 부합하는 급여조건 충족이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며 “이때 결국 채용을 결정하더라도 중복 합격할 경우 이탈하는 경우도 빈번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했다.
90년대 생 등 이른바 젊은 세대가 바라보는 직장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진 점을 채용의 변수로 꼽기도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산업 사이클의 변화로 정보기술(IT)이나 바이오 등 신기술산업의 인기가 높아지는데다 젊은 세대의 직장관도 변해 채용 시장에서 매력도가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건설사들은 이에 지원자들의 의사결정패턴이나 인성, 성향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면접 전형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면접을 도입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AI 면접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호반에서 이미 도입해 시행 중이다. 그 외 금호산업과 GS건설, 한진중공업이 현재 AI면접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