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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질환 환자 사망위험 큰데...대구 확진자 570명 자가격리

[코로나19 급증하는 확진자-70대 환자 자택서 사망]

신장이식 받은 이력 있었지만

병상부족으로 집에서 머물러

중증도·위험도 따른 분류체계

보건당국 뒤늦게 기준마련 나서

대구 신천지 유증상자 검사 완료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이 27일 대구 남구 영남대병원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차에 탄 채 의료진으로부터 진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이 27일 대구 남구 영남대병원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차에 탄 채 의료진으로부터 진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13번째 사망자로 병상 부족으로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다 숨진 74세 노인을 보건당국은 위험도가 높은 ‘우선 입원 대상자’로 판단했다. 하지만 병상이 없어 자가격리 상태에서 입원을 대기하다 사망한 것이다. 대구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병상이 없어 입원조차 하지 못하는 가운데 보건당국은 부랴부랴 환자의 중증도·위험도에 따른 분류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대구광역시와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 오전 “현재 대구 내 확진환자 1,017명 가운데 병상 부족으로 자택에서 입원을 대기하고 있는 환자는 570명”이라고 밝혔다. 절반 이상의 환자가 의료진의 시선 밖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이날 사망한 74세 남성은 22일 처음으로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전날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27일 새벽 응급이송을 요청해 영남대병원 도착 이후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1시간30분 뒤인 오전9시에 사망했다.

그는 신천지 대구교회 전수조사 대상자로 과거 신장 이식을 받은 이력이 있다. 고위험군의 세 가지 조건인 임산부, 65세 이상, 만성질환자 중 두 가지나 해당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사망자는 기저질환이 있고 고령으로 보건소에서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다”며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어 병상을 배정하는 과정 중 사망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태가 어느 정도 중증이었는지는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면서도 “기저질환이 있었던 만큼 우선 입원 조치가 필요했던 상황으로 보이지만 대구에서 진행된 세부적인 조치에 대한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특징 중 하나로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폐렴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해 사망까지 이른다는 점이 꼽힌다. 두 번째 사망자로 청도 대남병원에서 부산대병원으로 이송 도중 심정지가 온 55세 여성 역시 병원을 나서기 직전까지 상태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환자는 이송 전 대기 중이던 이송용 침대에 앉아서 “바깥나들이를 하니 기분이 너무 좋다. 빨리 갔다 오겠다”고 말했지만 불과 2시간 뒤 숨졌다. 세 번째 사망자 역시 사망 전날까지 경주의 회사에서 오전1시까지 야근을 했다. 호흡기 관련 기저질환이 있었지만 건강한 편이었다.

이 때문에 보건당국은 급히 확진 환자의 중증도 분류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병상 부족으로 경증 환자의 입원이 어려운 가운데 위험도가 높은 중증 환자를 빠르게 선별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맥박, 발열, 연령, 기저질환 유무 등을 확인하는 기준을 마련했고 이를 수행할 컨트롤 타워를 각 지역별로 구축하고 있다”며 “시도 간 병상이 일시적으로 부족한 상황을 조율하기 위해 국립중앙의료원을 통해 조정하는 기능도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지역 내 감염자가 1,000명을 넘어선 대구에서는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중 기침·발열 등 증상이 있는 1,200여명에 대한 검체 채취가 전날까지 마무리됐다. 정 본부장은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양성률은 결과가 나와야 하지만 상당히 높은 편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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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에서는 칠곡군 소재 밀알사랑의집 확진자가 23명으로 전날보다 1명 늘었다. 예천 극락마을에서는 2명, 다람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에서는 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청도 대남병원 관련 확진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114명이다. 확진자 가운데 103명은 환자, 10명은 직원, 1명은 가족 접촉자다. 이 가운데 7명이 사망했다. 현재 대남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 60명은 국립정신건강센터 등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상태가 중증인 46명은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외에 다른 의료기관과 시설에서도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은평성모병원 사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 확진자는 총 56명으로 이 가운데 11명은 은평성모병원 확진자다. 11명 중 4명은 환자 보호자, 2명은 퇴원환자, 2명은 입원환자다. 나머지 3명은 간병인·요양보호사·이송요원이다.

부산에서는 61명이 확진됐다. 이 가운데 29명은 온천교회 관련 사례로 확인됐다. 의료기관 2곳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코호트 격리가 시행됐다. 연제구 소재 아시아드요양병원에서는 종사자 2명이 확진됐고 나머지 종사자와 환자 312명은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해운대구 소재 나눔과 행복 재활요양병원에서도 종사자 2명이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이들이 근무했던 5∼6층 입원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코호트 격리를 시행하고 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단과 동일한 항공기에 탑승했던 대한항공 승무원 1명도 추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승무원이 증상이 나타난 후 탑승한 항공기에 대한 접촉자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송=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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