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준비안된 온라인 강의에...대학 울화통

대학 재택수업 조치불구 서버 등 시스템 부족

지난해 온라인 강의 비율도 전체 강의 1% 미만

수강관리 최적화된 실시간 화상강의 비율은 더 적어

중국 대학은 실시간 화상강의 일반화..지원대책 나와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캠퍼스 내부가 오가는 학생 없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캠퍼스 내부가 오가는 학생 없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전국 대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재택수업을 하게 됐지만 전산 시스템 등 원격수업에 대한 준비 및 지원이 부족해 고전하고 있다. 온라인 강의 비중이 전체의 1%도 안되는 상황에서 서버 구축 등에 대한 투자 없이 대규모 원격 강의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4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13개 대학의 온라인 강의 비중은 전체 강의의 0.92%에 불과했다. 전체 58만8,450강좌 중 온라인 강좌는 5,456건에 그쳤다. 한국대학교수협의회(한교협)가 중국 유학생이 1,000명 이상인 17개 서울·수도권 대학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지난해 온라인 강의 비중이 가장 높은 대학은 4.66%(건국대)에 불과했다. 온라인 강의 비중이 1% 이상인 대학도 경희대·성균관대·동국대·건국대·홍익대·상명대 등 6개였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0.1% 수준이고 서강대는 0%로 집계됐다.

이처럼 온라인 강의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대학들이 2주 내외의 원격 수업을 준비하게 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재택수업의 방안으로는 과제물 활용수업 등도 거론되지만 실험·실습을 제외한 대부분의 강의는 사전 녹화된 동영상 온라인 강의와 실시간 화상강의로 운영되게 된다.


주요 대학들은 수강신청, 출결, 토론과제 등을 위한 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LMS)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 주간 수천 개 강좌당 2~3회씩 강의를 업로드하는 초유의 상황을 대비하려면 추가적인 시스템 보완이 필요한 상태다. 동영상 강의를 클라우딩 서비스 형태로 제공한다고 해도 동시 접속에 따른 트래픽 관리, 보조 서버 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실제 온라인 수업을 예고했던 한 사립대는 서버 확충을 위해 이미 수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렇다 보니 교육계에서는 원격대학(사이버대학), 원격대학원을 운영하거나 별도로 서버를 확충한 학교가 아니라면 전산 시스템 운영에 난맥이 연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유튜브 활용 등을 운영 가능한 시스템으로 안내하고 있지만 출결 관리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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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대학이 위치한 한 대학의 교수는 “어제 학교에서 지침이 내려온 뒤 교수 수백 명이 강의 업로드 등을 위해 시스템을 사용했는데 내부 서버 속도가 느려지고 간혹 다운됐다”며 “일반 대학에서 많게는 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몰릴 경우 감당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수강 및 출결 관리에 최적화된 실시간 화상 강의는 기술 및 비용 문제로 더욱 드물게 운영되고 있다. 주요 대학 중 100% 실시간 화상강의를 예고한 학교는 동국대 등에 그치며 대부분 10% 내외 등 소수로 운영된다. 이는 현재 베이징대 등 중국 주요 대학들이 온라인 녹화 강의 대신 실시간 화상 강의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 투자 부재와 온라인 강의비율 제한 등의 규제로 교육 정보화 수위가 크게 뒤떨어진 점이 여실한 격차로 돌아오고 있다”며 “교육당국이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대학 등과 연계해 원격강의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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