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은행권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촘촘한 지원망을 짜고 있다. 소비 위축에 따른 피해가 극심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금융지원 규모를 늘리는 동시에 전담창구를 개설하고 여신 심사 절차를 대폭 줄이는 등 속도전에 나섰다.
4일 하나은행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신속한 금융지원을 위해 전국 모든 영업점에서 ‘코로나19 금융지원 전담 창구’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현장에서 다른 업무보다 우선해 코로나19와 관련한 금융 상담·지원을 신속하게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도 적시에 금융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신 심사 절차를 대폭 손질했다. 먼저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 고객이 기존 여신의 연기를 원할 때 빠르게 대응하고자 빅데이터 기반 시스템으로 2개월 후 만기가 되는 여신 건까지 선제적으로 연기 심사를 완료하고 본점의 부장급 심사역이 직접 고객과 상담하도록 했다. 또 대구·경북 내 신규 자금 지원이 가능한 업체 3,200곳에는 해당 지역 영업점에 안내해 고객이 대출을 신청하면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 신한은행 영업점의 여신 심사 체계도 현장 중심으로 간소화했다. 기존 본점 심사역이 판단하던 일부 대출을 영업점장이 판단해 지원하도록 규정을 개정했고 본점 심사가 불가피한 대출은 2영업일 이내에 심사를 끝내는 ‘하이패스 심사’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우리금융도 추가 지원에 나섰다. 대구·경북 지역 기술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역내 의료기관·피해기업 등에 2,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고 소상공인 전문상담센터도 별도로 운영한다. 감염위험이 큰 아동·노령층에는 12억원 상당의 식료품과 감염예방물품을 지원하고 경기도 안성에 있는 그룹 연수원은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 이날부터 현장 건의사항에 따라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한도를 특별 상향하고 대구·경북 지역에는 신속 지원을 위해 지점장 전결 한도를 부여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돌봄 사각지대를 좁히기 위해 5억원을 추가 기부하고 대구·경북 지역 아동과 청소년을 우선 대상으로 위생용품·생필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KB금융그룹에서 추진하고 있는 초등돌봄교실과 병설유치원 신증설도 대구·경북 지역 초등학교에 우선해 배치할 계획이다.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는 은행들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은행이 소유한 전국 부동산에 입주한 소상공인·중소기업에 3개월간 임대료 30%(월 최대 100만원)를 감면하기로 했다. 대구·경북 지역에 대해서는 3개월간 임대료 전액을 면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