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계는 판매량이 20% 넘게 빠졌지만 수입차 업계는 5% 가량 증가하며 선방했다. 같은 기간 일본차 판매량은 반토막 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가 1만6,725대로 작년 동기(1만5,885대) 보다 5.3%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지 않았던 지난 1월(1만7640대)과 비교하면 5.2% 감소했다.
올 2월 판매량이 늘어난 주된 이유는 지난해 2월 판매량이 이례적으로 적어서다. 당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유럽 수입차 업체들이 신규 인증 지연과 물량 부족으로 극심한 판매난을 겪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작년 동기 대비 올해 2월 판매 대수가 늘었지만 추세적인 상승세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4,815대로 1위, BMW가 3,812대로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월 내수 기준으로 르노삼성 3,673대보다 높고 한국지엠 4,978대, 쌍용차 5,100대에 살짝 못 미치는 실적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내수 판매가 작년 동기 대비 21.7%나 감소했다. 이 틈을 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자리까지 파고든 것이다. 게다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수입차 시장에서도 몸집을 더 불리고 있다. 지난 2월 이들 두 업체의 전체 수입차 시장 합계 점유율은 51.6%로 작년 동기(37.5%)보다 14.1%p나 늘었다.
3~10위권에는 쉐보레 973대, 볼보 928대, 미니 768대, 폭스바겐 710대, 아우디 535대, 토요타 512대, 렉서스 475대, 랜드로버 459대가 이름을 올렸다. 2월 베스트셀링 모델은 BMW 520(691대), 메르세데스-벤츠 E 300 4MATIC(670대), 메르세데스-벤츠 A 220 sedan(661대),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574대), 쉐보레 콜로라도(433대)가 차지했다.
국가별 판매량은 유럽계 브랜드가 1만2,956대, 미국계 브랜드가 2,118대, 일본계 브랜드가 1,651대 순 이었다. 유럽계·미국계 브랜드의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16.6%, 63.2% 늘었다. 반면 일본계 브랜드는 52.5% 대폭 감소했다.
박은석 KAIDA 이사는 “2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일부 브랜드의 물량 부족과 내방객 감소 등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