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건축과도시] "협소주택 어렵고 복잡...비용 싸다는 건 오해"

['얇디얇은 집' 설계한 신민재 소장]

자투리땅 효율적 활용하면

도심 주거난 해결에 큰 도움

일괄적 규제적용 제고해야

신민재 소장.신민재 소장.



“협소주택에서 생활하는 건 기존 아파트나 단독주택에서 생활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해야 합니다. ‘나에게 맞는 공간’을 갖춘 주택이 협소주택일 수는 있지만 협소주택이 ‘나에게 맞는 공간’이 되는 건 아닙니다.”


‘얇디얇은 집’을 설계한 신민재(사진) 에이앤엘스튜디오(AnLstudio) 건축사사무소 소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협소주택’ 살기 유행이 확산하고 있지만 도전에 앞서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그는 ‘얇디얇은 집’ 외에도 서울 종로구 서촌에 협소주택 ‘몽당’을 건축한 경험이 있다. 협소주택은 좁은 공간에 집을 지어 올리는 탓에 비슷한 규모의 일반주택에 비해 층이 높은 경우가 많고, 이는 곧 건축비의 증가로 이어진다. 신 소장은 “협소주택은 작은 치수에도 계획 전체가 좌우될 수 있어 건축규모 등을 개략적으로 검토하는 기획업무가 일반주택에 비해 까다롭고 민감하다”며 “규모가 작아 오히려 더 어렵고 복잡하다. 일반화된 주택을 완성하는 예산보다 높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소주택의 경우 바닥면적이 작으니 계획비용과 시공비용이 저렴할 것으로 생각하고 문의하는 토지주를 종종 만난다”며 “협소주택은 저렴하다는 사회적 인식에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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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소장은 이에 덧붙여 공간에 대한 가치 판단을 ‘2차원’이 아닌 ‘3차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협소주택’은 대지면적이 작을 뿐 전체 면적은 작지 않다. 이에 대한 가치 평가가 부족하다는 우려에서다. 그는 “일본은 공동주택에서 바닥면적이 아닌 점유 공간의 부피로 가치를 판단한다. 층고가 높다면 그만큼의 공간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건축계획과 건축공사에 필요한 노력과 비용은 3차원적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협소주택은 자투리땅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심 내 주거 문제의 중요한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제도적으로 보완할 점은 많다. 신 소장은 “자투리땅에서는 1㎝도 아쉬울 때가 많은데 현행법상 접한 도로가 6m 미만이면 토지를 도로로 제척해야 한다”며 “취지는 이해하나 자투리땅이 많은 지역에 이 규정을 일괄 적용하는 것은 고민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기본 취지를 유지하면서 자투리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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