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마닐라=EPA연합뉴스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자국 교포들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라고 말했다.
11일 일간 필리핀 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9일 TV로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있는) 필리핀 사람들은 트럼프에게 투표하라”며 “내가 개입하고 있다고 말하겠지? 물론 나는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 의원들이 필리핀 내정에 개입했던 것을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미국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인들에게 두테르테가 개입하고 있다고 말하라”며 “그들이 먼저 (개입)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줄곧 인권 문제를 지적하며 필리핀의 마약소탕전을 비판한데 대해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지난달 11일 미국에 양국 합동 군사훈련 근거가 되는 방문군 협정(VFA) 종료를 통보한 것에 대해서도 “VFA 종료를 어기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를 매우 존경하더라도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에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지휘했던 델라 로사 전 경찰청장의 미국 비자가 취소되자 미국에 VFA 종료 통보를 지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