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공천 갈등 폭발...황교안 “재검토” 요구에 김형오 "마이웨이"

김형오 私薦논란 강남을 등 6곳

최고위, 공관위에 공천 재의 요구

공관위 2곳만 조정 4곳 원안 확정

"사천, 일일이 대응할 필요 없어"

무소속 대구 출마 선언한 홍준표

당선땐 대권행보도 탄력 받을듯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비우기는 성공했지만 채우기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4·15총선 공천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며 6개 지역을 꼽아 재심을 요청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 가운데 두 곳만 조정하며 논란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필요 없다”고 맞받아치면서 당 지도부와 갈등이 커지고 있다. 또 ‘막(가는) 천’이라고 비판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날 무소속으로 대구 출마를 알리며 통합당 내에서 공천 내홍이 분출되는 양상이다.

◇黃 사천(私薦) 논란 6곳 재심 요구= 황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을 열고 “일부 불공정 사례가 지적되고 내부 반발도 적잖게 일고 있어 총선에서 압승하기 위해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후 최고위는 비공개로 회의를 열고 서울 강남을, 부산 북·강서을, 부산진갑, 인천 연수을, 대구 달서갑, 경남 거제 등 6곳의 공천 심사 결과를 재의하라고 공관위에 요구했다. 통합당 당헌에 따르면 최고위는 공관위가 올린 공직자후보자 추천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공관위가 요구한 6개 지역은 이른바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사천 논란을 빚은 곳들이다. 강남을은 김 위원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최홍 맥쿼리투자자산운용 사장이 전략공천됐고 대구 달서갑에 공천된 이두아 전 의원은 이석연 공관위원과 같은 법무법인에서 일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김도읍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북·강서을에는 이언주 의원이 대표로 지낸 전진당 최고위원 출신의 김원성 최고위원이 공천돼 논란을 빚고 있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오 2곳만 조정 ‘마이웨이’= 김 위원장은 최고위의 요구에도 제 갈 길을 갔다.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재심이 들어온 6곳 중 인천 연수을과 달서갑만 새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사천 논란이 컸던 강남을(최홍)과 부산 북·강서을(김원성), 부산진갑(서병수), 경남 거제(서일준) 은 원안을 확정했다. 특히 북·강서을의 경우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김도읍 의원이 지역의 반발을 직접 김 위원장에게 전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공관위의 결정으로 논란이 있는 네 곳은 공천이 그대로 확정된다. 당헌상 최고위는 공관위원 3분의 2가 찬성해 재심한 추천안을 보내면 의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재심 후 공개적으로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새 인물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고 어렵게 모시고 오면 사천이라는 프레임을 덧씌우고 있다”면서 “거듭 밝히지만 어떤 공천도 제 마음대로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사천 논란은 일일이 대응하면 문제가 더 커진다”며 “큰 흐름의 변화를 짚어달라”고 강조했다.



최고위와 공관위의 갈등이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최고위가 다른 지역을 문제 삼아 다시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이미 3선의 권성동 의원과 4선의 김재경 의원 등 중진들도 무더기로 당에 재심을 요청했다. 최고위의 결정에 따라 재심 요청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출마와 관련한 거취를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출마와 관련한 거취를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공천 불만 큰 TK 무소속 출마= 이날 영남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홍 전 대표가 양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으로 대구에 출마하겠다”고 밝히면서 통합당의 공천 파장은 더 커질 분위기다. 홍 전 대표는 황 대표와 김 위원장이 대선 경쟁자인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 낙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처음에는 고향인 밀양·의령·창녕·함안 출마를 준비했다가 여권의 유력 정치인 김두관 의원과 붙기 위해 양산을로 지역구를 옮겼다. 하지만 끝내 낙천하자 대구행을 택한 것이다.

문제는 대구 민심이다. 공관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때 끝까지 당을 지지한 대구·경북(TK) 중진 의원들을 대거 물갈이했다. 역차별 논란이 일었고 최근 통합당의 TK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홍 전 대표가 대구에서 승리하면 TK 민심을 기반으로 단숨에 이 지역을 대표하는 대권 주자로 일어설 공간이 생기는 셈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수성을에 홍 전 대표가 출마하면 김부겸 의원과 수성갑에서 붙는 주호영 의원도 힘을 얻을 수 있다”며 “동시에 승리하면 수성구에 대권 주자와 5선 국회의장급 의원이 탄생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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