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들의 은행 대출과 채권발행 등을 포함한 총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75조달러(약 8경9,722조원)로 2005년(32조달러)의 2배를 훌쩍 넘어섰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금융사를 제외한 일반기업들의 지난해 말 현재 회사채 발행 규모는 미국이 9조6,000억달러, 전 세계적으로는 13조달러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전 세계 회사채 13조달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2배다. 중국 기업들만 보면 회사채 발행 규모가 2008년 거의 ‘제로’에서 지난해 5,900억달러로 치솟았다.
문제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경우인 동반침체에 빠지게 되면 부채상환 압력을 받은 기업들의 대규모 정리해고와 투자지연·비용절감·파산 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경제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AP통신은 “상당수 기업들은 지난 10년간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과도하게 부채를 늘렸고 그 과실을 고용창출이나 투자확대보다 주주배당 증가와 자사주 매입 등에 흥청망청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기업들은 과거에 매달 평균 수백억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나 코로나19 공포가 확산된 뒤인 2월 말부터 이런 흐름이 중단됐다. 미국 기업의 경우 2월 마지막 주 단 1건의 회사채도 발행하지 못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미국 기업만 봐도 앞으로 5년간 무려 4조달러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에너지 기업들의 어려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셰일가스 업체들은 과거에 저금리로 돈을 빌려 사업을 확장해왔는데 최근 원유가격이 폭락하는 가운데 회사채 만기가 임박했다. 영국 컨설팅 업체 IHS마킷은 “88개 석유·가스기업들은 부채총액이 2,250억달러에 달하며 이 중 3분의1의 만기가 4년 안에 도래한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