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110명대에 머물며 진정 양상을 보였지만 중앙부처 공무원 1만2,000명이 모인 정부세종청사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서울 구로 콜센터 관련 확진자가 잇따르며 조금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날에 이어 100명대인 110명에 그친 것은 대구·경북에서의 신규 환자 발생이 각각 61명, 4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종시와 수도권의 확산세가 이어지며 여전히 적지 않은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세종시 누적 확진자가 하루 만에 15명에서 32명으로 두 배 이상 뛰어오르며 비상등이 켜졌다. 해양수산부의 집단감염이 원인인데, 이날 추가 확진자까지 모두 25명의 공무원이 감염됐고 가족도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수부는 공용 공간 긴급 방역에 나서고 필수 인력만 남긴 채 모든 직원의 재택근무를 시행했지만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확진자 중에는 수도권에서 KTX 등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경우도 있는데다 직업의 특성상 기업과 언론 등 접촉 대상도 많기 때문이다.
서울 구로 콜센터는 0시까지 직원 82명과 접촉자 27명 등 모두 109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날 오후에 5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모두 114명으로 증가했다. 수도권의 대형 빌딩에서 집단감염이 나온 터라 확산 여부를 두고 당국이 긴장했지만 신규 확진자 발생이 소폭에 그치며 다행스럽게도 ‘3차 유행’ 가능성은 낮아졌다. 집단발병이 일어난 11층 외에는 다른 층에서 2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13~18층 오피스텔 입주자 중 ‘양성’은 없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피스텔 주민 중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등 생각보다는 많지 않아 ‘제2의 신천지 사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는 관내 콜센터 점검 결과 대체로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개선에 나서고 PC방과 노래방 등 다른 집단시설도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경기 부천시에서는 확진자 1명이 환자와 직원 등 220여명이 있는 부천하나요양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돼 이 병원을 동일집단격리(코호트 격리)했다. 이 확진자는 콜센터 직원의 접촉자다.
한편 정부는 대구·경북 지역을 15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3일 대구시청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대구·경북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관련해 “현재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마무리되는 대로 조만간 대통령께 정식으로 건의 드리겠다”고 밝혔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대구·경북 지역은 코로나19 관련 피해 복구비의 50%를 국비로 지원받게 된다. 방역관리비용, 주민 생계와 주거안정 비용, 사망·부상자에 대한 구호금 등도 지원되고 전기요금·건강보험료·통신비·도시가스요금 등에 대한 감면혜택도 받는다.
/임진혁·박우인기자 liber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