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입국 거부 18년만에 비자발급 소송 최종 승소

병역 의무의 회피 목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가 한국으로의 입국을 금지 당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44)씨가 주로스앤젤레스(LA)총영사관을 상대로 한 비자 발급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다만 이번 소송 결과가 그의 입국 허가와 직결되지는 않는다.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과정과 사유가 적법한지만 따지는 재판이었기 때문이다.

13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전날 유씨가 LA총영사관을 상대로 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 재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2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 없이 마무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LA총영사관은 지난 2015년 유씨에 대해 입국금지 대상이란 이유로 재외동포(F-4) 체류자격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유씨는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해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한 후 재외동포 비자로 입국하도록 해 달라고 신청했다가 거부당했고,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지만 상고심에서 LA총영사관이 과거에 법무부의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옳지 않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은 지난해 11월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하도록 판결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대해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아 위법하다는 취지일 뿐 유씨에게 비자를 발급해야 한다는 판결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유씨 측 법률대리인은 “대법원에서 두 번이나 같은 판단을 내린 만큼 판결 취지에 맞는 합당한 처분을 기대한다”며 “국내에 들어와서 인기가 있고 없는 문제는 추후 이야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