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이날 올해 1·4분기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22달러, 브렌트유는 2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초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무산된 후 WTI는 배럴당 29달러, 브렌트유는 3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데 이어 2주도 안 돼 다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앞서 모건스탠리·스탠다드차타드 등도 올 2·4분기 브렌트유가 각각 배럴당 35달러·23달러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원유 소비량이 하루 800만배럴 감소했다면서 이 같은 원유 수요 감소는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국들로 이뤄진 연합체 OPEC+의 감산 합의 실패 이후 ‘석유 가격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유가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저유가 국면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가 오는 5월 일평균 1,000만배럴이 넘는 원유를 생산하겠다고 밝히는 등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러시아도 하루 최대 50만배럴씩 생산을 늘릴 수 있다며 증산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강우 S&P 글로벌 플래츠 분석실장은 “우리는 아직 최악을 보지 않았다”면서 “4월이 원유 감산 동의가 없는 공식적인 시기이기 때문에 유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급락에 태양광 에너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실망도 커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전망이 나쁘지 않지만 당장 가격 경쟁력이 흔들리며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