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혼란, 안타깝지만 차이를 덮고 한길로 가야 합니다.”
23일 서울시 구로구청 앞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김용태 미래통합당 의원은 최근의 공천 논란에 대해 쓴소리부터 했다. 김 의원은 “차이를 덮고 한길로 가도 국민의 명령인 ‘문재인 정권 심판’을 할 수 있을까 말까인데 (공천 논란은)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했다.
3선 중진인 김 의원은 통합당 내에서도 할 말은 하는 소신파 의원으로 불린다. 김 의원은 최근 연이은 용퇴 선언보다 훨씬 앞선 지난 2018년 12월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이자 당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이었던 김 의원은 조직에 칼을 대기 전에 본인 먼저 양천을 당협위원장에서 ‘셀프 배제’했다. 내리 3선을 한 지역구를 내려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쇄신을 위해) 불출마면 불출마, 험지 출마면 험지 출마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며 “구로을 지역에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상대하라는 명이 떨어져 거부하지 않고 기꺼이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낙천한 뒤 무소속 출마,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공천 파동 등을 지적했다. 그는 “이분들께는 무엇이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따르는 것인지 깊이 생각해주시라는 말밖에 드릴 게 없다”고 강조했다.
구로을은 2004년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뽑히고, 2008년 이후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내리 3선을 하며 16년 동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지역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 전 실장이 민주당 후보로 나왔다. 김 후보는 “윤 후보자는 민주당이 16년간 구로구에 서울의 다른 구보다 주거·교육·문화 등 정주환경을 어떻게 나아지게 했는지, 무엇을 해줬는지를 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구로구의 가장 큰 숙원 사업인 도심을 가르는 철도 문제를 해결조차 못했다”며 “안 된다고, 어렵다고 하면서 안 한 것이다. 이 철도 문제 때문에 구로구 도심이 슬럼화되고, 소음 문제가 발생하고, 도시 개발이 안 되면서 점점 더 낙후돼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제를 계속 방치하면 주택은 주택대로 노후화하고 집값이 떨어지면서 정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떠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양천구에 있을 때 불가능하다던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되게 했고 6개의 뉴타운 가운데 4개는 입주 완료, 2곳은 곧 입주를 앞두고 있다”며 “구로를 지나는 철도를 지하로 묻든지, 위를 덮고 그 위를 상업, 오피스, 문화 콤플렉스 단지로 개발해 구로구를 교육·문화·경제적으로 살고 싶은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