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LIG그룹 탄생 주역...금융업 포기 비운도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 숙환으로 28일 별세

LG 초석 다지고 금융그룹으로 계열분리

건설이 화근, LIG손보 매각 후 사세 위축

방산업체 LIG넥스원 중심 그룹 재편

고(故)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고(故)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



구자원(사진) LIG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28일 오전11시15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인은 고(故) 구인회 LG 창업주의 첫째 동생이자 창업 멤버인 고 구철회 전 LIG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12월 타계한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이다.

1935년 경남 진양에서 출생해 고려대 법대와 독일 쾰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64년 락희화학에 입사한 뒤 럭키증권 사장, 럭키개발 사장, LG정보통신 부회장을 거치며 LG그룹의 정보통신 사업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


구 명예회장은 당시 구본무 회장이 3세대 경영에 나서며 LG를 떠났다. 삼촌 격인 본인이 계속 LG에 남아 있을 경우 고 구본무 회장의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구 명예회장은 부친인 고 구철회 창업고문이 1969년 LG의 2세대 경영에 떠난 것처럼 LG의 3세대 경영이 시작되자 LG를 떠나 새로운 선택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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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명예회장은 1999년 LG화재를 계열분리해 LG그룹에서 독립한 후 2006년 사명을 LG화재에서 LIG손해보험으로 변경하면서 LIG그룹을 탄생시켰다. 보험을 핵심 먹거리로 삼아 종합금융회사로의 발전을 타진했다. 그러나 건설업에 눈을 돌린 것이 화근이 됐다. 2011년 LIG건설 기업어음(CP) 사건으로 큰 타격을 받는다. 당시 상황이 나빠진 LIG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갔음에도 CP를 발행해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구 명예회장은 검찰의 수사를 받고 2년에 걸친 재판을 치렀다. 공교롭게도 당시 수사총괄은 현 검찰총장인 윤석열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였다.

이후 LIG그룹은 2013년 CP 투자자 피해보상금 마련을 위해 LIG손해보험 주식 전량을 매각하며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을 중심으로 재편했다. 구 명예회장은 LIG넥스원의 명예회장직을 맡았다. LIG넥스원은 순수 방산업체 최초로 2015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유족으로는 구본상 LIG넥스원 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구지연씨, 구지정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1일 오전이다. 장지는 경남 진주 선영이다. LIG넥스원 측은 “장례는 가족장으로 조용하게 치른다”고 밝혔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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