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을 통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해당 대화방에 참여한 이용자들의 닉네임 1만5,000개를 확보했다. 경찰은 이번주 내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외 다른 공범들의 신병처리를 결정하는 한편 성 착취물 유포에 적극 가담한 유료회원들에 대한 강제수사에도 나설 방침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30일 “박사방과 관련한 여러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확보한 박사방 참여자의 닉네임 개수는 중복을 제외하고 1만5,000여개”라고 밝혔다. 이 중 유료회원의 비중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다만 수시로 방을 폭파하고 옮기는 박사방의 특성상 한 명이 여러 닉네임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1만5,000여명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주빈과 함께 검거된 공범들에 대해서도 이번주 내로 신병처리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공범 가운데 일부는 조주빈에게 범행을 미루는 경우가 있어 신병처리가 미뤄진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조주빈이 검거되고 추가 수사를 통해 증거가 확보된 만큼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등 적극 가담했던 유료회원들에 대해서도 이번주 내로 입건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경찰은 조주빈의 거주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휴대폰과 노트북·USB 등 디지털 증거품 20여점을 분석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압수한 휴대폰 9대 중 7대는 이미 분석을 마쳤지만 크게 의미 있는 자료는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대는 조주빈이 소지하고 있거나 집안에 숨겨둔 것으로, 현재 잠금해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주빈이 범행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휴대폰 잠금 암호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며 “잠금이 해제되면 유의미한 자료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