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그들(중국)은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는데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 책임론을 따지자고 동맹국들에 요청하는 한편 중국에 의존하던 공급망 탈피 작업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에 중국은 5일 러시아산 소고기 1차 물량을 수입하는 등 중러 간 결속을 과시하며 미국에 맞불을 놓고 있다. 더구나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미국 유권자들의 분노를 중국으로 돌려야 하는 처지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우리로서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내수침체, 글로벌 경제위기에다 코로나19의 직격탄까지 맞으며 우리 경제에는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우선 업종별·시장별 세밀한 전략을 바탕으로 시나리오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미국 시장에 유리한 업종과 중국 시장을 활용해야 하는 업종이 있는 만큼 민관이 유기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이 끊어지면 피해가 크다는 사실을 깨달은 만큼 내수시장을 튼실하게 키워야 한다.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혁신과 기술인력 양성은 필수다. 또 40%에 달하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동남아·인도·유럽 등으로 다각화해야 한다. 고차원적이고 유연한 외교전략을 통해 미국과 중국 모두 한국과 손을 잡아야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졌던 과거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한미동맹을 분명히 하면서도 중국과도 가깝게 지내야 한다. ‘경제냉전’ 속에서는 실사구시 전략이 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