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병원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면서 주요 제약사들의 상반기 매출 관리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건강기능식품(건기식)과 비타민류 등이 구원투수로 등판해 실적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홀딩스(001630)의 자회사 종근당건강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락토핏’이 지난해에 이어 상반기에도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락토핏은 생유산균을 통해 배변활동을 돕는 건기식으로 지난해 매출액 2,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에는 이보다 15% 가량 증가한 2,300억원대 고지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지금의 이름을 고쳐 단지 불과 3년 만에 종근당계열의 최고 효자로 ‘락토핏’이 우뚝 선 데는 경쟁 제품 대비 가격이 10분의 1가량에 그치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와 TV 광고 등 마케팅 효과로 덕분으로 분석된다. 2016년종근당건강은 매출액 811억에 불과해 주력 계열사 종근당(8,320억원)의 10%에도 못미쳤지만, 지난 해에는 3,53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종근당(1조793억원)의 3분의 1을 웃도는 알짜 계열사 반열에 올랐다. 락토핏의 선전에 원료를 공급하는 종근당바이오는 지난달 안산 신공장까지 가동을 개시하며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락토핏 뿐만 아니라 키성장 보조제품 ‘아이커’등도 의미 있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중소제약사 경남제약(053950)의 레모나는 지난해 광고모델로 방탄소년단(BTS)을 발탁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레모나산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146억원)의 3배에 달하는 45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경남제약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중국 시장을 BTS를 앞세워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경남제약은 2017년 중국 내 고함량 비타민류 판매 승인을 얻어 중국 내 온·오프라인 시장에 레모나를 공급할 수 있다.
JW홀딩스(096760)도 이날 JW생활건강의 건기식 전문 쇼핑몰 ‘마이코드몰’ 개장을 알리며 시장 개척의 고삐를 당겼다. JW생활건강은 프로바이오틱스와 비타민, 오메가3 등 최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제품부터 차례로 출시할 계획이다. JW생활건강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별 고객에게 맞춤 제품 추천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069620)은 지난달 중순 간·장·눈 등 건강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품 6종을 출시하며 건기식 제품군을 강화했으며 동아제약은 혈액순환을 돕는 일반의약품 ‘써큐란’에 은행잎 추출물과 비타민 등을 함유해 건강기능식품 ‘써큐란 알파’를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지난 2월부터 코로나 19가 유행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고 제약사들의 영업활동마저 위축돼 상반기 중 제약사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회사별로 신약수출(유한양행·한올바이오파마)이나 백신 매출 확대(녹십자)로 상쇄하는 가운데 건기식은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마다 비슷한 건기식이 계속 출시돼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며 “차별화 전략이 없이는 재미를 보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