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본부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기관뿐만 아니라 개인 고객 대상 ETF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활발한 ETF 투자에 대해서 긍정과 부정의 견해를 동시에 표했다.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난 4개월여간 개인들의 직접투자가 급증한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개인들의 투자도 크게 늘면서 시장의 저변이 확대된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투기성이 다분한 고위험 상품투자는 결국 큰 ‘학습비용’을 치를 것”고 지적했다. 그는 “밋밋한 투자가 될지라도 미국 주가지수나 한국주가지수를 중심으로 잡아 자산의 큰 비중을 투자하고 트렌드 변화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테마 ETF를 추가로 담는 식으로 자산을 배분하면 편안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생활속의 변화를 잘 포착해 수혜를 입을 만한 기업들을 담은 ETF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권 본부장에게 ETF 활용법을 들어봤다.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 열풍이 거세다. ETF 시장에도 영향이 컸을 듯하다.
: 지난해 연말 기준 약 45조원 정도의 국내 전체 ETF 자산중에 약 5조원을 개인투자자들이 들고 있었는데 현재 이 숫자가 약 10조원까지 늘었다. 그동안 ETF시장은 기관투자자 중심이었는데 지난 4개월간 확실한 저변 확대가 이뤄졌다. ETF 시장이 주식과 펀드의 특장점을 갖춘 하이브리드 상품인 점을 더 많은 투자자가 알아가고 있다. 다만 코스피200지수 레버리지와 인버스레버리지, 원유ETF 등 3가지 종류의 ETF에 90% 이상 자금이 쏠린 점은 불안하고 안타까운 대목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증시가 급락하자 삼성전자가 망하겠느냐며 들어온 개인들의 저가매수까지는 좋았다. 그러다가 투기성이 강한 고위험 상품으로 몰렸다.
▲이유가 뭘까.
: 비대면 계좌가 급증하면서 20~30대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왔다. 고위험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도 이 때문일 듯하다. 그러나 이들이 원유 시장에 대해 얼마나 공부하고 유가ETF를 샀을지는 의심스럽다.
▲투기성 상품 말고 다른 ETF를 활용한 투자 조언을 해준다면.
: 우선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생활 속에서 느끼는 변화를 포착해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이 있다. 최근 나의 일상이나 취미생활을 변화를 보면 어떤 산업, 기업이 뜰 지를 알 수 있다. 요즘 집에서 재택근무나 게임을 많이 하지 않나. 그러면 소프트웨어나 게임에 투자하는 ETF를 사는 식이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기업들이 뜨면서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들도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 나스닥100지수에는 금융주가 포함돼 있지 않다. 대신 길리어드는 들어 있다. 나스닥100지수 ETF를 사면 이런 컨셉트로 투자할 수 있다. 고령화와 전염병 등으로 인해 바이오, 의료기기, 헬스케어 산업 역시 장기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본다면 관련 ETF를 사면된다. 인구구조, 소비변화 등을 큰 테마로 잡아 투자하면 개인들이 장기적인 상승을 확신할 수 있어 편안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본다.
▲자산배분에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 모든 투자자산을 테마에 맞춰 투자하기 보다는 핵심(코어)와 주변(세틀라이트) 방식으로 구성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배분을 할수 있다. 예컨대 전세계 주식 인덱스(AC World Index), 선진지수, 이머징시장지수에 투자하는 ETF를 중심으로 하고 나머지는 테마성 ETF를 편입해 알파(추가수익)을 노리는 식이다.
▲배당수익을 겨냥하는 리츠와 인컴형 ETF는 지난해 한참 인기를 끌었다가 최근 시들해졌다.
: 부동산 실물을 금융화 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크다. 세제혜택이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변동성 장세가 지나면 배당이 잘 나오는 인컴형 ETF가 다시 관심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ETF의 장점은 다시 설명해준다면.
: 기관투자자들은 이미 ETF로만 투자를 하고 있다. 일반 공모펀드에 비해 크게 저렴한 운용·판매 보수 및 수수료와 투명한 운용이 장점이다. 구성종목리스트(PDF)와 비중이 매일 공개된다. 아직 개인투자자들은 ETF의 효용을 다 알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특히 퇴직연금계좌에서 ETF를 거래하면 매매수수료가 없다. 두둑한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ETF를 활용해 연금계좌를 굴려야 한다.
사진=이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