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영화

[SE★초점]'반도' 어디서 나타났나…구교환의 퇴폐미에 취한다




구교환이 아니라면 누가 할 수 있었을까. 괴물같은 배우가 어둠 속에서 좀비 튀어나오듯 불쑥 대중 앞에 나타났다.

배우 구교환이 첫 상업영화 데뷔작인 ‘반도’에서 다음 행보를 예측할 수 없는 서대위를 연기하며 관객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를 보고 구교환의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는 것은 물론이고, 오죽하면 “강동원 보러 갔다가 구교환에게 반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 ‘반도’는 첫날 35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데 이어 6일째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며 200만 고지를 넘어섰다.

‘부산행’ 이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반도’에서 구교환은 무자비한 631부대 구성원들을 통제하는 지휘관으로 등장한다. 분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존재감은 주연 못지 않다. 의식의 흐름대로 이어지는 전개에서 구교환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복합적 성격을 지닌 독특한 캐릭터로 악역의 축을 담당한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독특한 음성, 무언가에 취한 듯 나른한 눈빛, 광기 서린 얼굴로 희망을 잃은 나약함과 그로부터 오는 잔인함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한국영화에 전무했던 퇴폐미에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다.


연상호 감독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구교환을 두고 “호아킨 피닉스인 줄 알았다”며 극찬한 바 있다. 영화가 개봉한 이후 서울경제스타와의 인터뷰에서도 “구교환의 영화적 감각을 좋아했다”며 “엄청나게, 강력하게 서대위 역에 구교환 캐스팅을 주장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동원도 구교환이 맡은 서 대위 캐릭터에 대해 “배우들은 그런 역할이 탐이난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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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환은 상업영화에서는 신인에 가깝지만 이미 독립영화계에서는 스타다. 독립영화 쪽에서는 팬들을 몰고 다닐 정도의 인기 배우로, 연출과 연기를 오가며 능력을 입증해왔다.

2008년 ‘아이들’로 데뷔한 그는 ‘꿈의 제인’에서 트랜스젠더 제인 역으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과 제54회 백상예술대상 남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단편 영화 ‘거북이들’,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에서는 주연 배우이자 연출로, 독립 영화 ‘메기’에서는 프로듀싱과 주연 배우를 동시에 맡으며 다방면에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구교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이라도 하듯 그의 연애사까지도 화제 다. 지난 15일 구교환이 이옥섭 영화감독과 2013년부터 교제해 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이미 영화계에서는 잘 알려진 장수 커플로, 영화라는 공통분모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열애를 이어오고 있다.

구교환에게 ‘반도’는 배우로서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작품이다. 본격적으로 상업영화에 진출해 독립영화와의 경계를 넘어 본격적으로 대중 앞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에게 충무로의 러브콜도 끊이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 개봉을 앞두고 있고, 넷플릭스 ‘D.P 개의 날’ 출연을 긍정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를 발판 삼은 구교환이 앞으로 어떠한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가 쏠리고 있다.

배우 구교환 /사진=양문숙 기자배우 구교환 /사진=양문숙 기자


이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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