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권언·검언 유착’ 두 갈래 의혹 특검으로 진위 밝혀야

검사와 채널A 기자 사이에 ‘검언 유착 의혹’이 있다는 주장과 되레 권력과 친여(親與)매체에서 이 같은 논란을 만들어냈다는 ‘권언 유착 의혹’이 있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KBS는 18일 ‘채널A 이동재 전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과 공모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가 하루 만에 “사과드린다”면서 정정 보도를 내놓았다. 20일에는 MBC도 검언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를 했다.


그러나 이 기자 측은 “편향된 보도”라며 21일 한 검사장과의 대화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녹취록을 꼼꼼히 보면 이 기자와 한 검사장이 공모한 것으로 비칠 만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20여분간의 대화에서 신라젠과 관련된 내용은 20%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 기자가 유 이사장의 신라젠 연루 의혹을 여러 차례 질문했는데도 한 검사장은 “관심 없어” “나는 전혀 모르니” 등으로 대답하면서 대화를 끝냈다. 다만 이 기자가 구속된 신라젠 관련자들에게 편지를 썼다고 말했을 때 한 검사장이 “그런 거 하다가 한 건 걸리면 되지”라고 등의 말을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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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언 유착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며 국회 답변 때 수사 상황을 전해 ‘피의사실 공표’ 논란에 휩싸였다. 이 기자 측은 오히려 친여 매체들이 검언 유착 의혹을 조작했다고 주장한다. 한 시민단체는 ‘이 기자가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신라젠 관계자를 상대로 협박성 취재를 했다’는 의혹을 처음 보도한 방송사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권언 유착 의혹은 중대한 문제이므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물론 일부 방송이 제기한 검언 유착 의혹의 진실도 밝혀져야 한다. 검찰과 권력의 개입 의혹이 제기된 사건들이므로 국회에서 추천한 특별검사가 두 갈래 의혹을 동시에 조사해 진위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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