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들고 나온 더불어민주당의 주장과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지도 못한 주제에”라며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진 전 교수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부동산대책 실패의 책임을 피하려고 즉흥적으로 내놓은 얘기일 뿐 어떤 공식적인 조사와 연구를 거쳐서 나온 얘기가 아니다”라고 쏘아붙인 뒤 “무슨 국정운영을 락밴드의 기타리스트가 애들리브 치듯이 하냐”라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그냥 주식시장의 서킷브레이크 같은 것, 급락하는 지지율을 떠받치기 위한 응급조치”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수도권 집값 잡는 데에 정말 행정수도 이전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면 집권 초부터 수미일관하게 추진했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진 전 교수는 이어 “그런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정부에서 자신 있는 것은 집값 안정이라고 자랑하지 않았던가”라고 되물은 뒤 “그동안은 뭐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당·정·청이 짜기라도 한듯이 일제히 수도이전을 떠들어대니, 하여튼 이 나라는 대통령 지지율 관리를 위해 수도이전을 하는 나라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민주당 사람들, 새로 프레임 까는 중”이라면서 “넘어가지 말라. 걍 혼자 떠들게 내버려두라”고 적었다.
한편 행정수도 이전 논의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 이후 여권 인사들의 후속 발언을 통해 구체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행정수도의 완성은 국토 균형 발전과 지역의 혁신성장을 위한 대전제이자 필수 전략으로, 국회의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야 서울·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여권의 지지율 1위 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21일 “행정수도 이전은 여야가 합의해 추진한다면 다른 판단(행정수도)의 가능성이 있다. 모든 것을 다 옮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여야 협의 과정에 따라 선택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 김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또한 김부겸 전 의원도 “(행정수도 이전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했고 김경수 경남지사, 김두관 의원 등도 찬성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