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문정복 "변절자의 발악" 태영호 지적했다 '글 삭제'…진중권 "장군님이 실망"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사상 전향을 한 게 맞느냐”, “주체사상을 버렸느냐” 등의 ‘사상 검증’ 질문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태 의원이 하지 않은 발언을 언급하며 “변절자의 발악으로 보였다”고 비판했다.

태 의원이 하지도 않은 말을 두고 ‘변절자’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지적한 글에 대한 파장이 커지자, 문 의원은 글을 삭제 조치했으나,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는 이를 비꼬며 “글을 삭제하고 튀었다. 장군님께서 크게 실망하실 것”이라고 맹폭했다.


23일 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제 태영호 의원은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대한민국의 민주화 과정에 대한 의식이 모자란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조선 선조에 비교하고 공직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은 북에서 대접받고 살다가 도피한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변절자’라는 표현도 썼다. 그는 “국회 그것도 온 국민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듣는 태영호 의원의 발언은 변절자의 발악으로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태 의원 발언 어디에도 ‘조선 선조’ 언급은 없었다.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을 조선 선조에 비교한 사람은 태 의원이 아닌 신원식 통합당 의원이었다. 신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정경두 국방장관에게 “조선 선조는 무능하고 당시 조정은 썩었지만, 이순신 장군은 묵묵히 전쟁을 준비했다. 오늘날 형편이 당시 조선 조정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비판이 커지자 문 의원은 글을 삭제한 뒤 24일 오전 사과글을 올려 “지난 23일 올린 글에 대해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자 한다”며 “태영호 의원이 선조와 비교를 했다고 글을 작성한 바 있다. 해당 발언은 태영호 의원이 아닌 같은 당인 미통당의 신원식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한 발언”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올린 글. /페이스북 캡쳐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올린 글. /페이스북 캡쳐


진 전 교수는 이에 대해 “태영호가 이인영 잡으려다 엉뚱한 사람을 낚았다”고 냉소했다. 그는 “문정복 근데 이 사람 왜 이러냐. NL(민족해방)이냐”고 물으며 “아직도 ‘변절’하지 않고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을 하시면 곤란하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글 삭제하고 튀었다는데, 변절하지 않는 굳은 절개를 가지신 분까지 이러시면, 장군님께서 크게 실망하신다”며 “어휴, 제 버릇 개 못 준다고”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의원은 2007년 경기 시흥갑 의원이던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보좌관으로 국회에서 들어가 2017년 청와대 선임행정관에 임명됐다. 지난 4·15 총선에서 시흥갑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태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에서 열린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경력을 거론하며 “나는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며 사상 전향을 검증했는데 이 후보자는 언제 사상 전향을 했는지 찾을 수 없었다”, “1980년대 북한에서는 남한에 주체사상 신봉자가 많다고 했다”, “전대협 조직 구성원들은 매일 아침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남조선을 미제에서 해방하기 위한 충성 교리를 다진다고 했다더라”, “이 후보자는 언제 어디서 주체사상을 버렸느냐,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라는 공개선언을 했느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 후보자는 “사상 전향 여부를 묻는 건 아무리 청문위원의 질문이어도 온당하지 않다”고 반발하면서 “북한 주체사상 신봉자였던 적이 없다. 사상 전향을 강요하지 말라”며 “전향이라는 것은 북에서 남으로, 혹은 남에서 북으로 간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 자리에 있던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도 이어졌다. 김영호 의원은 “대한민국 4선 국회의원, 장관 후보자에게 주체사상을 포기하라거나 전향했느냐고 묻는 것은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항의했다. 민주당 소속인 송영길 외통위원장도 “사상 검증은 필요할 수 있지만, ‘사상 전향’이라면 주체사상 등 특정 사상이 있다고 전제하는 발언이어서 논리의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예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