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신인 키우는 '괴물 신인 정치인'...'억만장자세'도 밀어붙여

[글로벌WHO-코로나 계기 뉴욕 접수하는 정치 신인 AOC]

측면지원한 동료의원이

16선의 당내 거물 꺾어

"부자 미실현 이익에 稅부과

실업자 지원하라" 압박 나서

민주당내 대표 진보세력으로

"세금 인상 등 급진적" 비판도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지난 18일(현지시간) AP통신은 전직 중학교 교장인 흑인 자말 보먼이 뉴욕시 제16선거구 프라이머리(당내 경선)에서 민주당 내 거물인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을 누르고 최종 승리했다는 속보를 전했다. 지난달 말 현장투표에서 61.8% 대 34.9%로 앞서 사실상 승패를 결정지은 상태였지만 이날 우편투표를 포함한 공식 결과가 나온 것이다.

보먼의 뒤에는 뉴욕 제14 선거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의 집중적인 지원이 있었다. 미국 정가에서 괴물 정치신인으로 평가받는 오카시오코르테스의 힘이 대단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올해 30세인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빈부격차와 일자리 같은 구조적 문제가 다시 떠오르면서 정치적 입지를 크게 넓히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지지를 받은 16선의 당내 거물을 정치신인을 내세워 꺾은 데 이어 ‘억만장자세’ 도입까지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미실현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억만장자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에게 새로운 세금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실업자를 지원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셧다운(폐쇄)에 따른 실직으로 수입이 없는데다 이민노동자들의 경우 1인당 1,200달러의 연방정부 지원금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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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도가 도입되면 앞으로는 집값이나 주가가 오르기만 해도 세금을 내야 한다. 지금은 부동산이나 주식을 팔 때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지만 제도가 시행되면 보유 중에 가치만 올라도 세금이 부과된다. 진보단체인 ‘공정한 세금을 위한 미국인’은 뉴욕의 억만장자는 119명으로, 증시가 코로나19 충격으로 급락했던 3월 5,210억달러였던 이들의 자산이 최근 6,000억달러로 늘었다고 보고 있다. 뉴욕의 최고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는 자산만도 600억달러에 달한다. CNBC는 해당 법안에 따르면 뉴욕의 억만장자들이 새 세금으로 매년 55억달러를 추가로 지불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18년부터 부자에 대한 세금 인상을 주장해온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지난해에는 최고 70%로 세율을 높여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민들의 반응은 우호적이다. 실제 뉴욕에서는 오카시오코르테스의 안티 억만장자 운동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0년 전의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진보 성향의 의원이 있는 곳에서 시민들이 쿠오모 주지사에게 억만장자에 대해 세금을 더 부과하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카시오코르테스의 급진적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많다. 과도한 세금 인상은 뉴욕시의 부자들을 다른 주로 떠나가게 하고 일자리를 없앨 뿐이라는 지적이다. 뉴욕 퀸스에서 태어난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컨은 지난해 9월 뉴욕의 세금이 너무 높다며 집과 사업을 플로리다로 옮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오모 주지사가 부자를 상대로 세율을 높이려면 주세금을 요구하지 말고 연방세를 높여야 한다고 말하는 배경이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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