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4일 차관 및 비서관급 인사 5명을 교체했다. 부동산 민심이 악화한 가운데 주택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비서관이 새로 발탁됐고, 다주택자로 논란이 됐던 다른 비서관 2명도 청와대를 떠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국토교통비서관으로 하동수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을, 신남방·신북방비서관에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을, 고용노동비서관에 도재형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회정책비서관에 류근혁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을 각각 내정했다고 강민석 대변인이 이날 전했다.
이번 비서관 인사를 두고 청와대 안팎에선 노영민 비서실장의 ‘비서관급 이상 다주택 처분’ 지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에 교체된 박진규 신남방·신북방비서관,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이 지난 3월 공직자 재산 신고 기준으로 2주택자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주택 정책을 담당해 온 윤 비서관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세종시에 아파트 1채씩을 보유했으나 최근 세종시 집을 처분했다. 이를 두고 윤 비서관이 강남의 ‘똘똘한 한채’를 남기고 세종 집을 팔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날 청와대를 떠나게 된 윤 비서관은 그러나 “많은 지탄을 받았으나 서울 집은 팔리기 어려운 집이었다”며 ‘똘똘한 한 채’ 논란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윤 비서관은 “서울 집은 중개업소에서도 인기가 없어 안 팔린다고 한 집”이라면서 “한 채를 팔기 위해서는 세종 집을 매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윤 비서관이 남긴 강남구 ‘경남 논현’(83.72㎡)은 1996년에 준공된 1개동의 ‘나홀로 아파트’로 쉽게 처분이 어려운 매물 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대수가 적기 때문에 거래가 일어나지 않고 재건축, 재개발 가능성도 적은 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시세가 제법 오르긴 했으나 ‘호가’ 일 뿐, 같은 평형대는 실거래 역시 수년간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윤 비서관이 매도한 세종 새샘마을6단지(59.97㎡)의 경우 2017년 준공 당시 보다 가격도 크게 오르고 현재도 투자 수요가 몰리며 거래가 활발한 곳이다. 최근에는 ‘행정수도 이전’이란 호재까지 더해졌다. 윤 비서관 개인의 입장에선 세종 집을 남기는 게 더 이익이 될 수도 있었던 셈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비서관의 경우 청와대에서 근무한 지 3년이 넘어 이미 교체 시기가 지났다”면서 “주택 정책에 대한 여러 의견은 있을 수 있으나, 이번 인사는 다주택 처분 문제 때문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