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씨마른 외국인 인력...현장수요의 11% 불과

올 中企 신청 1만7,000명인데

코로나로 2,003명 입국 그쳐

"일할 사람 없어 일감 포기할판"

신청업체 87%가 생산차질 우려

"입국 재개 등 인력난 해결 시급"




경남 함안의 한 제관 업체는 올 상반기 고용지원센터에 총 15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했다. 하반기 귀국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메워야 하고, 최악의 업황도 조금 나아질 기미를 보여서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 공급이 막히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29일 “다음 달인 8월 오기로 돼 있던 인력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되면서 올들어 여태껏 단 1명도 못 받았다”며 “사람이 없어서 일감을 포기하는 사태가 빚어질 판”이라고 한숨지었다.


그런가 하면 대구 성서공단의 한 플라스틱 업체는 원래 외국인 근로자가 하던 일을 맡기기 위해 1명의 내국인을 뽑았다. 하지만 어렵사리 채용한 직원은 단 이틀도 못 버티고 또 그만뒀다. 올들어 벌써 세 번째다. 이 회사 김 모 사장은 “외국인 근로자가 없어 궁여지책으로 내국인을 채용했지만 말짱 도루묵”이라며 “이대로면 3D 업체는 다 죽으라는 얘기”라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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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계가 외국인 근로자 때문에 아우성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편이 끊긴 국가마저 발생하면서 공급이 사실상 차단됐다시피 한 상태다. 올들어 중소기업이 외국인 근로자가 필요하다고 신청한 규모는 1만 7,0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올해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는 고작 2,003명에 불과하다. 신청 규모의 11.78% 수준이다. 그것도 4월 이후로는 아예 입국자가 없다. 코로나19로 공장 가동률이나 일감이 크게 줄어든 상태임에도 이조차 감당하지 못할 만큼 수급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한 1,478개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9%가 ‘외국인 근로자 입국 지연으로 연내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57.7%는 ‘이미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고 답했고 17.7%는 1~2개월 내, 11.5%는 3~4개월 내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한 중소업체의 임원은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하반기 경기가 용케 살아나도 어렵다”며 “정부가 나서서 관련 국가와 협의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10개사 중 8개사 남짓 꼴로 입국 재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0%는 ‘곧바로 입국 재개’, 21%는 ‘연내 입국 재개’를 꼽았다. 65.6%의 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의 신속한 입국진행을 위해 입국 후 코로나19 검사비용을 부담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다만 정부의 자가격리 시설 지원은 88.4%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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